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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V 충전기 시장이 뜬다] “보다 안전하고 빠른 충전기 제작에 혼신”
시그넷이브이 황호철 대표 인터뷰

여러 팩 연결한 블럭 방식으로 경쟁력 확보
국내외 러브콜…글로벌 ‘빅2’ 업체로 도약



“전기차와 배터리 충전기는 동전의 앞뒷면처럼 서로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내연기관차가 오가는 도로 곳곳에 주유소가 설치된 것처럼 전기차용 충전기가 뒷받침돼야 전기차 보급도 더욱 확산될 것입니다.”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황호철 시그넷이브이 대표는 이같이 말하면서 “‘얼마나 빨리, 얼마나 많이 충전해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는가’를 가장 효율적이면서 가장 빨리 해결하는 기업이 세계 시장을 선점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서운 속도로 시장이 커지고 있는 ‘노다지’, 전기차 충전기 시장의 글로벌 강자는 스위스의 전력 자동화 전문기업 ABB이며 국내에선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2위가 바로 한국 토종업체 ‘시그넷이브이’다.

1998년 설립된 산업용 배터리 충전기 생산업체인 시그넷시스템에서 2016년 분사된 시그넷이브이는 독립 2년 만에 글로벌 점유율 2위 업체로 우뚝 솟았다. 국내 점유율도 60~70%대로 경쟁자가 없을 정도다.

“국내 충전기 시장이 협소하다 생각해 산업용 충전기를 개발하자마자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미국 PGA 투어가 치러지는 골프장들을 짧게는 보름, 길게는 한 달 씩 돌아다니며 영업했고, 지금의 전기차용 충전기 사업 기반을 닦았습니다. 2005년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하고 전기차용 충전기 개발을 본격 진행했습니다.”

시그넷이브이의 전기차 충전기는 이른바 ‘병렬 운전 통합 및 분산 제어가 가능한 충전기’다.

다른 회사는 100㎾h 용량일 때 커다란 모듈이 하나만 들어가지만 시그넷이브이 제품은 여러 팩을 연결한 블럭 방식으로 구성됐다. 그 결과, 하나가 고장나도 문제없이 충전기를 이용할 수 있고, 2대 이상의 전기차를 충전하는 것도 가능하다. 충전시 걸리는 시간이 줄어들어 경쟁력이 높다.

이 같은 상품성에 완성차업체들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내에선 현대ㆍ기아차와 긴밀히 협력 중이라면, 해외에선 BMWㆍGMㆍ포드ㆍ폴크스바겐ㆍ혼다 등 다수의 업체들과 공급을 위한 매칭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특히 시그넷이브이의 기술력을 알아본 폴크스바겐은 지난해 총 20억달러 규모의 전기차 충전 설치사업인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 프로젝트 공급업체 중 하나로 시그넷이브이를 선정했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하는 50㎾ DC 급속 충전기보다 약 7배나 빠른 속도에 안정성까지 확보한 제품이 폴크스바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황 대표는 앞으로도 전기차 확산을 위해 보다 안전하고 빠른 충전기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아울러 하드웨어 뿐 만 아니라 통신, 과금, 전력분배 제어 등 소프트웨어도 충전 인프라 구축에 중요한 요소인 만큼 소비자가 원하고 만족할 만한 충전소를 세우겠다는 목표다. 그 일환으로 최근 제주도에 전기차 충전소와 카페를 결합한 ‘제주도 EV카페’를 열었다.

황 대표는 “‘머리핀 하나를 만들더라도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전기차 이용자들의 충전에 대한 불안감과 불편을 해소시킬 수 있는 최고로 진보된 충전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혜림 기자/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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