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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 더 높이 가자” vs. “박항서 ‘매직’ 부담 될라”
지금까지 승승장구, ‘도약의길’엔 강팀 즐비
고국 일부 팬, “정상에 있을 때 내려 와라”
아시안컵-올림픽예선 줄이어, 朴사퇴 불가능
1월 아시안컵 중동세와 ‘죽음의 조’ 편성
3월 올림픽 예선-한국과의 A매치가 시금석

스즈키컵 우승 직후 박항서 감독을 헹가레 치고 있는 베트남 A대표팀 [연합뉴스]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한국-베트남 간 진한 우정은 ‘사돈 나라, 화이팅’, ‘사돈 총각들이 일 냈다’ 등 촌평에서 나타나는 국제결혼 최다 파트너로서의 정감, ‘적에서 동지로’ 관계 급반전 때문에 더욱 강해진 유대감, ‘신남방외교’ 등 문재인 정부 외교 방점 변화 등이 중요한 기반으로 작용했다.

베트남의 영광에 대한민국이 함께 기뻐하는 모습, 이질적 민족의 두 나라가 같은 민족인 것 같은 느낌으로 승화된 데에는 무엇보다 박항서 감독의 활약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년간 이어진 박 감독의 ‘매직’이 U-23 아시안컴 준우승, 아시안게임 4강, 남아시아 스즈키컵 제패로 귀결된 이후, 베트남 축구가 더 큰 도약을 할 것이냐는 기로에서, 약간 엇갈린 기류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물론 베트남 국민의 절대다수, 한국민의 다수가 박항서 매직이 더 높이 웅비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몇몇 한국인들은 ‘A대표 아시안컵, 올림픽, 월드컵 등 더 높은 문턱에서 안아야 할 박항서 감독의 부담과 압박감, 패배의 위험성이 커지는 만큼, 20일 앞으로 다가온 UAE 아시아컵(2019년 1월 5일~2월1일)에 최선을 다한 뒤 영웅의 자리에서 내려와야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낸다. 이런 한국내 몇몇 이견 조차 박항서 감독을 사랑하기 때문에 해주는 말이라는 점에서 베트남 국민의 심정과 같다.

베트남 축구는 내년 1~2월 아시안컵 축구 대회, 3월말 한국과의 A매치, 내년 3월부터 진행되는 2020도쿄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 등을 통해 ‘탈 동남아, 아시아정상권 도전, 세계무대 도전’의 시금석을 닦게 된다.

‘박항서 호’의 선전을 양국 국민 모두 기대한다. 다만 무대가 커져 강팀 만을 만나게 되는 만큼 어쩌다 한번씩 패배할 가능성은 커지는데, 과연 박 감독이 잘 버텨낼 지 주목된다.

베트남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죽음의 조에 가까운 그룹에 편성됐다. 이란, 이라크, 예멘 등 중동과 D조에 섞였다. A조(UAE,태국,인도,바레인), B조(호주,시리아,팔레스타인,요르단), C조(한국,중국,필리핀,키르기스스탄), E조(사우디,카타르,레바논,북한), F조(일본,우즈베키스탄,오만,투르크메니스탄)비해 강호들로만 짜여진 팀이다.

베트남은 U-23 아시안컵 대회 이전에는 한국-중국-일본 등 동아시아 3강과 비슷한 전력을 보이고 있는 중동팀과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한국보다 성적이 좋은 이란은 넘사벽처럼 느껴지고, ‘복병’ 예멘을 넘는다해도 이라크를 이기기가 쉽지 않다. 박 감독을 좋아한 나머지 그의 미래 까지 걱정하는 한국인들로서는 내년 이 대회 조별리그가 끝나는 1월 중,하순 ‘박항서 매직 끝났다’는 헤드라인이 절대 나오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과의 3월 하순 A매치는 베트남 국가대표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할 중요한 일전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겸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회장과 키에프 사메스 아세안축구연맹(AFF) 회장 권한대행이 내년 3월26일 한국과 2018 AFF 스즈키컵 우승팀의 평가전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경기 명칭은 ’2019 AFF-EAFF 챔피언스 트로피’로 정해졌다. 아시아 지역 축구발전과 협력이 목적이다. 한국은 2017년 EAFF 챔피언십(E-1 챔피언십) 우승팀 자격으로 베트남과의 경기에 나선다.

베트남이 한국과 대등한 경기를 펼친다면 장밋빛 희망을 쏠수 있겠다.

U-23대회 대표팀 감독을 겸하고 있는 박항서 감독은 내년 3월부터 도쿄 올림픽 아시아 지역 1차 예선을 벌인다. ’2019 AFF-EAFF 챔피언스 트로피’라는 A매치는 한국과의 경기이기 때문에 박항서 감독이 당연히 치를 것으로 보면, 그보다 앞서 시작돼 2020년 초에 끝나는 U-23 올림픽 예선전도 박 감독이 모두 치를 가능성이 높다.

결국 박 감독은 올림픽 예선 대장정 도중 자진 사퇴라는 강수를 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도쿄올림픽까지는 베트남 두 개팀 감독직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이후엔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이다. 어쩌면 향후 5년간 베트남 축구의 최종목표는 월드컵 본선 진출일 것이다.

양국 국민들은 박 감독이 고단해 하지 말 길, 행여 한 두 번 졌다고 ‘매직 종료’라느니 하는 얘기가 나오지 말길 진심으로 고대 하고 있다.

박 감독이 정상에 있을 때 물러나길 바라는 일부 한국팬들의 걱정은 더 크다. 이들은 그러면서 베트남 국민들에게 “큰 무대에서 아시아 정상권 팀, 유럽-남미팀들과의 경기에서 몇 번 아쉽게 졌다고 해서 일희일비 하지 말고, 베트남 축구선수들과 박 감독을 계속해서 사랑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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