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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칼럼] ‘코렉시트’가 올 수도 있다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후 미국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이 더욱 빈번하게 거론되고 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재신임을 받았지만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안’의 통과 전망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노란조끼’의 대규모 저항에 부딪쳐 경제개혁의 동력을 잃었고, 전격적인 대국민담화에도 지지율 추락세는 계속되고 있다.

주요국 정상들의 리더십이 ‘위기’에 처하면서 국제정치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 2019년의 세계가 어떻게 변할지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불안정과 대중의 불만이 새로운 세계 질서”라는 제목으로 국제정세의 극심한 예측불가능성에 대해 분석했다. “유럽의 분열(division)이 각국 정부에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근 진단도 같은 맥락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10년을 맞은 올해, ‘세계화’에 기반했던 서방의 기존 정치ㆍ경제체제에 대한 대중들의 불만이 폭발하면서 각국 정상과 정부의 통치가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각국 정부가 직면한 정국혼란과 사회갈등, 경제난이 양상은 다르지만 본질은 같다는 것이 이들의 분석이다.

WP는 “세계화에 대한 반대, 이민에 대한 공포, 전통적 지도자에 대한 불신”이라고 공통점을 요약했다. WSJ는 “경제와 문화, 그리고 지리적인 분열이 각국 정부의 지속성과 정책수행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후, 여전히 고통스럽게 가계를 지탱하고 있는 대중들은 정치와 경제에서 지도자들에게 버림받았다고 느끼고 있다”며 “정치지도자들은 인구 대다수가 살고 있는 지방이 아닌 파리와 런던, 밀라노같이 세계화된 화려한 대도시에 맞춰 생활하고 말한다, 심지어 그들이 입는 옷조차 그렇다”고 했다.

대도시와 지방간의 경제ㆍ문화 격차 확대와 그로 인한 갈등은 올해의 포퓰리즘 득세와 브렉시트ㆍ노란조끼의 원인으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의제다. 전통적인 엘리트에 맞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 반이민정책을 지지한 세력,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리더십과 기독민주당 대연정을 약화시킨 유권자, 영국 브렉시트와 프랑스 노란조끼 운동의 근거가 모두 지방 거주자들이었다는 점이 조명을 받고 있다. 요컨대 금융위기 이후 10년 동안 대도시와 지방이 ‘세계화’의 수혜층과 소외층으로 양극화됐다는 분석이다.

이는 한국과 영 상관 없는 일일까. 아니다. 미국과 유럽이 겪는 세계화의 수혜-소외층 사이의 극심한 갈등 양상이 한국에서는 ‘통일’ 혹은 ‘남북 단일시장’이라는 지향을 두고 나타날 수 있다. ‘한반도 평화’라는 ‘실익’에도 불구하고 사회ㆍ경제적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층과 그 혜택을 입는 층이 전혀 따로라면 중대한 사회 분열의 요인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통일 혹은 남북 시장 단일화라는 우리 사회의 오래된 전제로부터의 이탈, 그렇게 부를 수 있다면 ‘코렉시트’(Korea+Exit) 같은 구호가 한편에서 나올지도 모른다. 사회적 합의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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