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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한결의 콘텐츠 저장소] 아련한 1인 창무극의 기억 ‘광대 공옥진’을 소환하다

  • 기사입력 2018-12-14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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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극장 창작ing시리즈 ‘주름이 많은 소녀’. [사진=정동극장 홈페이지]

공옥진은 창무극의 개척가이며, 1인 창무극과 일명 병신춤(곱사춤)의 명인이다. 정동극장 창작ing 시리즈 ‘주름이 많은 소녀’(12월 6일~30일)는 세월을 거슬러 공옥진(1931~2012)을 회상한다. 류장현이 연출과 안무를, 이자람이 작창과 음악감독을 맡았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소리와 재담 그리고 춤과 다양한 몸짓을 한데 녹여 펼쳐낸 현대판 창무극이다.

공연에서는 일렉기타에 맞춘 소리꾼의 소리와 재담 섞인 이야기 그리고 무용수들의 몸짓 담은 독백이 뒤섞이는 가운데 관객이 동참할 수 있는 장을 만들었다.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과 무용수들이 선보인 춤과 움직임들은 공옥진의 춤을 단순히 재현하는 것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이야기로 승화시켜, 과거 희대의 광대이자 예인의 삶 속에 함께 스며들어갔다. 사실 1인 창무극의 명맥은 끊어지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희미해진지 오래다. 공옥진이란 이름도 점점 잊혀져가고 있다. ‘주름이 많은 소녀’는 공옥진 뿐 만 아니라 수많은 세월을 지내오면서 삶의 모든 고락을 간직한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담고 있다. 또한 삶과 죽음에 이르는 인간의 생사와 함께 현대 광대를 조망한다.

보름달이 떠있는 밤, 인간탑으로 만들어진 무덤위에 한 소녀가 걸터앉아 있다. 소리꾼 이나래의 그림자이다. 이어 천천히 무대의 좌우로 움직이면서 심청가가 울려 퍼진다. 어느새 무대가 밝아지고 무덤에서 내려온 이나래는 관객에게 자신의 소개와 함께 공옥진에 대한 이야기로 관객과의 대화를 시도한다. 공옥진이 살아온 삶의 배경은 우리나라의 민족 수난기였던 일제강점기시대의 6.25 전쟁과 민주화 운동과 맞닿아 있다. 죽음 앞에서 살고자 소리를 하고, 최승희에게 춤을 잠깐 배우게 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조선인에게 팔려가게 된다. 이렇게 공연은 잊혀져가는 공옥진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며, 무용수들과 소리꾼 개인의 이야기로 확장한다. 즉 공옥진으로 대변되는 ‘광대의 삶’은 과거 공옥진의 삶과 현 시대 무용가들의 삶을 잇는 매개인 것이다.

어린 시절 우리나라 전통의 소리를 처음 듣고 배우며 느꼈던 감흥, 무용수에게는 치명적인 부상 중 하나인 허리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인해 휠체어 신세를 졌던 기억, 외국에서 건너와 타향살이 하며 받았던 상처와 낯섦에 대한 고백, 제대 후 무용레슨비를 벌기 위해 했던 택배아르바이트의 경험담, 어머니를 통해 들은 충격적인 이야기와 외할머니의 죽음 등 공연자들은 공옥진의 인생을 마주하며 저마다 자신들의 기억 속에 자리하고 있는 숨은 이야기를 하나씩 끄집어낸다.

주변 사람들의 힐난속에도 멈추지 않았던 그녀의 춤과 삶은 현대의 광대들에게도 영감을 준다. 특히 공옥진의 삶은 한국 현대사의 굴곡진 현장을 관통하고 있는데, 현대의 춤꾼과 소리꾼의 입장에서는 예인으로써 깊이 공감될 인생의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다. 일종의 굿판과 같이 소리꾼과 무용수들은 잊혀져가는 개인 삶에 대한 기억들과 존재했지만 이 세상에 없기에 사람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있는 것들을 불러냈다. ‘주름이 많은 소녀’에서 말하는 소녀의 ‘주름’은 삶에 대한 기억이자 누군가의 흔적이었고, ‘공옥진의 춤과 삶’은 존재했으나 사라진 또는 사라져가는 모든 것에 대한 그리움이며 구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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