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홍길용의 화식열전] 셀트리온 ‘오묘한’ 내부거래
헬스케어 원료제품 의무매입
판매는 더뎌…재고가 대부분
매입대금 지급으로 부채급증
영업이익에도 현금은 순유출
지난해 상장...자금 1兆 조달 
셀트리온엔 이익ㆍ현금 쌓여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금융감독원의 셀트리온에 대한 회계감리가 확대될 조짐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대한 회계감리에 이어 대상을 셀트리온까지 범위를 넓힐 것이란 관측이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사업상 불가분의 관계다. 특히 그 동안 남다른 사업 및 재무구조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았다. 이번 감리에서 이 같은 논란이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독특한 ‘재무’ 상황을 정리해봤다.


▶먼 미래에 팔 제품 재고로 쌓아
=셀트리온은 2009~2017년 동안 꾸준한 매출성장과 높은 매출이익률을 유지했다. 평균 영업이익률이 무려 46%에 달한다. 재고는 5%대다. 판매법인인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의무적으로 물건을 사 가기 때문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과의 판매권부여기본계약에 따라 품목허가 승인 획득 전이라도 의무적으로 일정 물량을 매입해야 한다. 판매가 허용되는 품목허가 승인 여부와 관계없다. 환불 및 취소도 안된다.

이 때문에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재고가 많다. 매출액보다 많다. 매출이 발생한 2010년부터 2017년까지 평균 재고비율이 77%다. 2014년에는 91%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대규모 유상증자 덕분에 비율이 55%대로 떨어졌지만 재고액은 계속 증가세다.

회사 측은 감사보고서에 이에 대해 셀트리온에서 원료의약품을 매입하는 시점에 재고자산과 매입채무로 회계처리하지만, 수익인식은 실제 제품은 물론 관련 위험에 대한 책임까지 구매자에게 완전히 넘어간 이후에야 이뤄지기 때문에 시차가 존재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흑자는 나는데 현금은 안 돌아=셀트리온헬스케어 재무제표를 보면 이상한 점이 하나 발견된다. 분명 영업이익은 흑자인데, 영업현금흐름은 적자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2010년부터 2017년까지 누적수치를 보면 매출 2조5316억원, 영업이익 4901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이 20%에 육박한다. 그런데 정작 영업활동으로 유입된 현금 누계는 8190억원의 ‘마이너스’다. 장사를 하고 이익도 냈는데, 들어오는 현금이 없었다는 뜻이다. 매출보다 많은 재료를 매입하는 데다 셀트리온의 임상3상 비용도 절반이나 부담해서다. 물건을 팔아도 외상이 많았다. 매출액 대비 매출채권 비율은 최근에도 절반에 달한다.

그런데 당기손익은 계속 흑자다. 2010~2017년 기간 세전이익 누계는 5333억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2015년에는 자본총계가 납입자본(자본금+자본잉여금)을 밑돌았다.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많다 보니 ‘흑자’에도 부채가 계속 늘었다. 영업현금흐름이 ‘플러스’로 돌아선 2015년 직전 부채비율은 400%를 넘었다. 이후에도 200%를 초과한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3분기말까지 5248억, 437억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매출 5055억원, 영업이익 1044억) 대비 부진하다. 영업현금흐름도 -823억원으로 작년동기(-857억원)과 비슷하다. 지난해 상장으로 만든 돈 1조원 가운데 70%는 개발비와 매입비용 등으로 셀트리온에 지불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전년대비 3000억원 가량 줄었던 부채는 올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현재 셀트리온헬스케어 시가총액은 10조원이 넘는다. 올 초만해도 20조원을 넘기도 했다. 셀트리온은 서정진 회장의 개인회사인 셀트리온홀딩스가 최대주주다. 반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서 회장이 직접 지배한다. 두 회사는 서 회장을 통해서 이어진다. 영업상으로는 밀접하지만, 재무적으로는 연결되지 않는다.

kyho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