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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이블TV M&A 가시화…업계 ‘폭풍전야’
KT·딜라이브, 가격 협상 돌입
LGU+, CJ헬로 인수 막바지 단계

유튜브 독주·넷플릭스 안방공습
미디어 생태계 재편 요구도 커져
점유율 제한·합산규제 부활 ‘변수’



유료방송 시장 재편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IPTV를 가진 통신사들의 케이블TV 인수합병(M&A) 움직임이 가시화하면서 시장은 말 그대로 ‘폭풍전야’다. 다만,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규제(합산규제) 부활 여부가 M&A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11일 통신 및 방송업계에 따르면, 현재 KT는 케이블TV 사업자 딜라이브를, LG유플러스는 CJ헬로를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KT가 딜라이브에 대한 실사를 끝내고 가격 협상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딜라이브 노조는 KT가 오는 15일 인수의향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유플러스 역시 CJ헬로 인수 협의가 막바지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공식 발표만을 남겨뒀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안에 (LG유플러스의 케이블TV)M&A 발표가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정부 규제, 시너지 효과 등을 감안시 케이블TV만큼 LG유플러스에게 매력적인 M&A 대상은 없다”고 내다봤다.

각각의 M&A가 성사될 경우 미디어시장 지각변동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KT 계열(KT+스카이라이프)의 시장 점유율은 30.86%에 달한다. 6.45%의 딜라이브를 인수할 경우 37.31%로 시장 1위를 공고히 하게 된다.

11.41%의 LG유플러스가 13.02%의 CJ헬로를 인수할 경우 24.43%로 단숨에 시장 2위로 뛰어오르게 된다. 이 경우 기존 2위였던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13.97%) 역시 케이블TV M&A를 시도할 것이란 관측이다. 


유료방송 M&A가 활성화되면 미디어 생태계 체질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최근 국내 동영상 플랫폼 시장을 유튜브가 장악하고 세계 최대 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의 안방공습이 시작된 가운데 유료방송 시장 재편 요구가 어느 때 보다 높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 M&A뿐만 아니라 넷플릭스 제휴를 통해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내 유료방송 시장은 가입자 포화와 성장전략 부재로 성장정체 국면에 직면한 상태다. 실제 케이블TV 매출액은 2014년부터 감소세에 돌입했고, IPTV 역시 2016년 이후 가입자 순증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

투자 여력도 부족하다. 글로벌 조사기관 오범(Ovum)에 따르면, 2016년 기준 OECD 국가의 유료방송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ARPU)은 28.4달러 수준이다. 반면, 국내 유료방송 ARPU는 5~7달러에 불과하다. 콘텐츠 및 인프라에 투자하고 싶어도 쉽지 않다는 의미다. 최 연구원은 “한국 유료방송 업계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과당경쟁”이라며 “경쟁 심화로 제대로 된 수익구조가 안착하지 못한 가운데, 케이블TV 사업자 중심의 구조조정은 유료방송 시장 정상화의 첫 단계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대 변수는 합산규제 부활이다. 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말부터 합산규제 연장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상태다.

합산규제는 특정 기업 계열의 시장 점유율이 3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법이다. 사실상 KT 계열을 겨냥한 것으로, 3년의 기한을 마치고 지난 6월 효력을 다했다.

다만, 아직까지 부활 가능성은 미지수다. 국회 내에서도 찬반 이견이 존재해 논의가 보류된데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역시 재도입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정윤희 기자/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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