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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멀어지는 ‘인서울의 꿈’…집구입 부담 전국평균의 2.3배
盧·MB 때보다 높아 역대최고
지방집값 하락에 양극화 심화
실수요자 대출도 ‘바늘구멍’
서민 수도권 지역으로 밀려나


서울에서 집을 구매하는 부담이 전국 평균의 2.3배로 벌어졌다. 이 통계를 작성한 2004년 이후 최대다.

‘인 서울(In Seoul)’을 위한 주택 구입 부담 자체는 노무현 정부 말기~이명박 정부 초기에 최고점을 찍었지만, 그 땐 전국 평균도 덩달아 높았기에 지역 간 차이가 요즘처럼 두드러지진 않았다.

11일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주택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 3분기(7~9월) 서울 주택구입부담지수(K-HAI)는 130.3으로 나타났다. 2분기(122.7)보다 7.6포인트 상승했다. 서울의 K-HAI는 2016년 3분기부터 9분기 연속 오름세다. 지수 수준으론 2010년 4분기(131)이후 약 8년만에 가장 높다.

K-HAI는 소득이 중간인 가구가 중간가격의 주택을 사기 위해 대출을 받을 때 원리금 상환 부담을 얼마나 져야 하는지를 지수화한 것이다. 지수 100은 소득 중 약 25%를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으로 부담한다는 의미라고 주금공은 설명했다.

수치가 클면 클수록 원리금 상환 부담이 느는 것이기 때문에 집사기가 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서울의 K-HAI는 160대를 넘나든 때도 있었다. 노무현 정부 말기인 2007년 4분기 160.6을 기록했다. 이명박 정부 초기인 2008년 2분기엔 역대 최고치인 164.8을 찍었다. 이들 시기엔 전국 평균 K-HAI도 70대로 높았다.

그러나 최근엔 서울 집값은 오르고 전국 평균은 보합이거나 하락세를 보이면서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올 3분기 전국 평균 K-HAI는 57.5에 불과하다. 서울과 2.3배 차이다. 작년 1분기부터 60 수준에서 등락하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방의 집값 약세를 반영한 것이다. 세종시를 제외한 16개 시ㆍ도 중 이 지수가 오른 건 서울ㆍ제주 뿐이고, 나머지 지역은 보합ㆍ하락이었다. 경북은 29.7로 가장 낮았다. 2005년 3분기(28.4)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직장인 김모(43)씨는 “부모와 함께 서울에 살다 결혼하면서 분가했는데 집값 부담으로 수도권에 정착할 수밖에 없었다”며 “서울 재입성은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K-HAI는 4분기 통계가 잡히면 상승세가 꺾여 나올 전망이다. 정부의 이른바 ‘9ㆍ13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의 집값 상승세가 잡힌 것으로 파악돼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4주연속 하락했다.

다만, 하락세인 지방의 주택가격은 반등 기미를 찾기 힘들어 주택 구입 부담의 양극화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금융ㆍ부동산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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