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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디스 “韓은행, 내년 이자율 상승ㆍ집값 하락 위험요소”

가계 빚 많고 부동산 편중
금리ㆍ자산가격 변동 민감
정부 지원비중 높아 ‘안심’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우리나라 은행의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부동산 가격하락과 금리상승이 꼽혔다. 네년에는 금리가 올라 가계빚 부담이 커지고, 집값 하락으로 담보가치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6일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은행의 2019년 전망 보고서에서 높은 가계대출 비중이 은행들에는 구조적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본격적인 금리상승 기에 접어들면 대출의 질(質)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국내 은행들은 최근 수년간 부동산 시장 활황과 저금리 기조로 수요가 급증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을 크게 늘려왔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5.2%로 세계 7위다. 4년 전보다 13.3%포인트 늘면서 순위도 5계단 뛰었다.

무디스는 이 같은 부동산 투자 목적의 대출이 우리 은행들의 리스크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집값이 그동안 급격히 오르기는 했지만, 홍콩이나 호주처럼 다시 떨어지는 경우엔 여신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디스는 자산가격의 거품이 완만하게 가라앉는 경우에는 은행 신용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겠지만, 반대로 급락히 꺼져 무리하게 채무조정(deleveraging)이 이뤄지는 경우에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경제의 펀더멘털이 양호하고, 은행들이 그간 쌓아둔 자본이나 수익이 향후 강한 충격에도 견디는 완충제 역할을 해줄 수 있어 내년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stable)으로 유지했다. 부실여신(NPL) 비율은 2017년 1.3%에서 내년 1.0%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수익성도 2017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정부의 유사시 지원강도가 높은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무디스는 은행 경영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대외 변수로 미ㆍ중 무역갈등을 꼽았다. 미ㆍ중 무역갈등이 악화되면 중국과의 무역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에 타격이 불가피해서다. 한국은 지난해 기준 대(對)중국 기계류, 장비 수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로 비교적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고령화 문제도 지적했다. 무디스는 한국의 고령화가 급속도로 전개되면서 핵심 고객층이 감소하고, 그에 따른 수익 감소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편 무디스는 내년에도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은행들의 점포 축소, 비용 절감 노력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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