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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산층에도 멀어진 서울 집값…13년치 연봉도 부족

3분위가구, 3분위주택 PIR 13.4
상위20% 집은 33.3년치 모아야
“규제 강화...빚 내도 어려워져”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중산층을 자부하는 평범한 직장인들이 근로소득으로 서울에서 집을 사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소득은 더디게 늘지만, 반대로 집값은 가파르게 올라서다. 9ㆍ13 부동산 대책 등으로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이젠 빚을 내도 서울에 집을 사기 쉽지 않은 지경이 됐다.

3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9월 기준 서울 집값을 거주자들의 연간 가구소득으로 나눈 PIR(Price to income ratio)은 13.4로 사상 처음으로 13을 넘었다. 올 1월 11.4에서 9개월 만에 2포인트가 늘어났다.

PIR은 집값이 가구의 연 소득 대비 몇 배인가를 보여준다. 올 초만 해도 연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으면 11.4년 걸려 집을 살 수 있었으나, 이젠 13.4년이 걸린다는 뜻이다. 통계청 가계동향 조사에서 서울의 소득별 5분위 중 중간인 3분위 소득 가구가 서울 주택을 가격에 따라 5분위로 나눈 중간(3분위) 가격 주택을 산다고 가정했을 때 PIR이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직장인 가구가 수입의 절반을 생활비로 쓴다고 가정할 경우 27년을 모아야 서울에서 중간 수준 가격대의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는 의미”라면서 “최근 5년 간 직장인 임금 상승은 미미한데, 집값이 너무 많이 오른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산층이 월급만으로 강남권 등 서울 상위 20% 주택을 사는 건 이젠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다. 3분위 계층이 서울 상위 20%에 해당하는 5분위 주택을 사려면 한 푼도 쓰지 않고 33.3년을 모아야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1월만 해도 19.6년이 걸렸으나 이젠 그보다 14년 정도는 더 일해야 가능한 수준으로 벌어졌다.

국민은행이 자사의 서울 아파트 담보 대출자 정보를 통해 파악한 ‘KB아파트PIR’ 기준으로는 조사 이래 처음으로 10을 넘었다. 이는 국민은행이 실제 담보대출을 하면서 담보 평가한 중위가격 아파트를 실제 대출자 가운데 중위 연소득자들의 연봉으로 나눈 값이다.

KB국민은행 대출자 정보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서울 중위가구 연간 가구소득은 4684만원이고, 아파트값은 4억7500만원을 기록했다. 이에따라 KB아파트 PIR은 10.1로 전 분기(9.9)보다 0.2포인트 올랐다.

수도권 다른 지역 KB아파트PIR도 역대 최고 수준이다. 지난 3분기 경기와 인천 KB아파트PIR은 각각 7.9, 7.8로 국민은행이 이 지수를 조사한 2008년 1분기 이후 가장 높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집값이 꺾이는 추세이기 때문에 PIR이 계속 급격히 오르진 않을것”이라며 “경기 침체로 임금도 많이 오르기 여려운 상황이어서 PIR이 하락세로 돌아서긴 어렵겠지만 상승폭이 둔화하거나 정체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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