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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토로·자살클럽’… 일본 정체성 들여다보기
‘천황제에 대한 집착’ ‘남에게 폐를 끼쳐서는 안된다는 예절과 질서에의 강박’ ‘폭력적이고 관대하기까지한 성문화’…

일본인의 특성을 말할 때 흔히 등장하는 레퍼토리다. 자기모순적인 이런 특징은 정체성에 대한 궁금증을 갖게 만든다. 박규태 한양대 교수(일본언어문화학과)는 라캉의 시각, 즉 욕망하는 무의식의 주체라는 틀로 일본을 심층분석한다. 일본의 문화를 잘 담아냈다고 보는 애니메이션과 영화를 분석의 재료로 삼았다.

일본의 전통사회와 현대사회 모두를 반영하는 유용한 거울이라는 판단에서다. 여기에는 소노 시온의 영화 ‘자살클럽’ ‘노리코의 식탁’, 신카이 마코토의 ‘초속 5센티미터’ ‘너의 이름은’, 안노 히데아키의 ‘신세기 에반게리온’, 미야자키 하야오의 ‘원령공주’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등이 포함됐다.

지은이는 이들 작품을 통해 정체성의 혼란과 일본 집단주의적 주체성, ‘영원의 소년’이나 ‘구원의 소녀’를 둘러싼 주체의 성장이라는 주제, 성적 과잉과 욕망을 읽어낸다. 이들이 보여주는 일본적 주체는 분열적인 모습이며 집단적인 중심이 없다.

지은이는 수많은 일본문화코드에 내재하는 일본 정신의 핵심으로 ‘무사(無私) 마코토(誠)’를 꼽는다. 주어진 자리에서 자기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 중심은 집단적 주체의 부재다.

지은이는 특히 천황제와 같은 상징계적 권력을 강화시키고 집단적 정체성을 강조해온 일본사회는 쾌락을 개인화함으로써 불만을 완화시켰다며, 이런 모습이 일본문화의 환상의 기표들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한다.라캉의 정신분석과 일본문화론을 통해 일본의 실체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여준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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