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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경’으로 마음 다스린 다산…현대인에게도 새로운 통찰의 기회
“지금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마음을 다스리는 데 온 힘을 다함으로써, 그간의 공부를 ‘심경’으로 매듭짓고자 한다, 아, 능히 실천할 수 있을까!”(다산 정약용)

“공부에 뜻을 두고 일어서 평생 분발할 수 있는 힘은 이 책에서 나왔다. 나는 평생 이 책을 높이며 사서삼경의 밑에 두지 않았다.”(퇴계 이황)

성리학의 거두 퇴계와 실학자 다산이 말한 책은 다름아닌 ‘심경(心經)’이다. 중국 송대 학자 진덕수(1178~1235)가 사서삼경을 비롯, 동양 고전들에서 마음을 다스리는 법의 정수를 뽑아 엮은 뒤 해설을 붙인 유교경전이다. 퇴계는 서른 무렵 이 책을 접한 뒤 매일 새벽마다 읽었다. 정조의 총애를 받았지만 정조 사후 18년간 유배생활을 했던 다산은 고난의 시기에 ‘심경’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고 때를 기다렸다.

고전연구가 조윤제가 심경의 주요 경구 37편을 뽑아 오늘의 감각에 맞게 풀어쓴 ‘다산의 마지막 공부’(청림출판)는 상처입은 마음을 회복하는 게 숙제가 된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

지은이는 성현들의 마음공부를 들여다보면서 공통된 한 가지를 길어올렸다. 마음을 다스리는 건 지친 마음에 휴식을 주는 것도, 현실에서 벗어나 욜로 라이프를 꿈꾸는 것도 아니란 사실이다. 달콤한 위로, 자기 연민, 자존감과도 거리가 멀다.

선비들은 오직 조금의 타협도 없이 치열하게 수양하고 정진했다. 또 일상을 조심하며 두렵고 삼가는 마음으로 지냈다.

스스로를 끊임없이 돌아보며 반성하고 나아가는 것이다. 당당함, 비범함은 어디에서 오는지, 진정한 공부란 무엇인지 결이 다른 마음공부의 길을 제시한다. 조선시대 선비의 필독서이자 베스트셀러였던 ‘심경’이 근대화 속에서 철저히 잊힌 책이 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oc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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