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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더 이상 학교폭력의 방관자가 되지말자
요즘 TV를 켜보면 청소년들의 비행과 탈선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바로 학교폭력에 대한 우리들의 무관심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3일 인천 연수구 아파트 옥상에서 한 다문화가정 중학생이 집단 폭행을 당한 뒤 추락해 숨져 여론의 분노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 나라의 미래를 알려면 그 나라의 학교 교실을 찾아 가보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우리나라의 청소년 폭력 문제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특히 학교에서 학생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학교폭력은 조직화되고 잔인하며 반인륜적인 양태를 나타내고 있다.

학급 친구들로부터 집단폭력의 고통에 시달리다가 자살을 하는 학생, 왕따를 당한 학생이 친구를 칼로 찔러 숨지게 만드는 사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외국 유학을 보내달라고 조르는 학생 등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바로 우리의 현실이다. 학교폭력이 요즘처럼 이렇게 사회적 문제로 대두 된 적은 없었다.

학교 폭력도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교육부가 조사한 작년 하반기 학교폭력 실태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학생 중 0.8%(약 2만8000명)의 학생들이 피해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피해 유형으로는 ▷언어폭력 ▷집단 따돌림 ▷스토킹 ▷신체폭력 순이며, 연령별로는 ▷초등학생(1.4%) ▷중학생(0.5%) ▷고등학생(0.4%) 순으로 피해경험이 갈수록 하향되고, 유형도 달라지고 있다.

한 설문에서는 ‘학교폭력이 일어나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70%가 넘는 학생들이 ‘주변에 알리거나 신고를 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실제로 학교폭력 신고를 하거나 선생님 또는 경찰관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사례는 3%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학생들은 신고방법을 몰라서 신고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보복을 받을까봐 두려워서 인것이다. 즉 보호자 역할을 마땅히 해야 할 어른들이 방관으로 일관해 왔다는 반증일 것이다.

내 문제도 아닌데 굳이 신고해서 뭐해! 괜히 불똥 튀니까 가만히 있자? 지금 당장만 아니면, 계속 아닐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겠는가. 미투(Me Too)나 위투(Wee Too)운동 역시 한 사람의 작은 용기에서 시작된 변화였다.

용기 내 신고하는 학생들의 비밀이 보장될 수 있고, 2차 피해로부터 안전한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에 보다 집중해야 할 것이다. 또 그동안 학교 폭력에 대한 학교의 대응도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형식적인 설문조사와 피해학생에 대한 소극적인 대책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항들이 너무나 많다. 학교에서 인성교육이 우선돼야 하고 이를 위한 교육 정책의 변화가 정부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학생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베풀고 그들의 아픔을 함께 하려했는지 생각해야 할 때다. 더이상 ‘학교폭력’으로 인한 아픔은 아이들의 교우관계와 인성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즐겁고 행복해야 할 학창시절을 슬픔과 아픔의 기억으로 남게 하는 만큼, 우리모두가 사랑의 반대말인 ‘무관심’으로 일관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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