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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어 머리와 가는 4개 다리…“IT기기에 빠진 현생인류의 또다른 모습”
가나아트센터, 윤영석 개인전 

둥근 머리와 가는 4개 다리는 인간의 또다른 형상을 은유한다. 윤영석 개인전 `SOPHIENS`전시전경 [사진=이한빛 기자/vicky@]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거대한 문어 머리와 4개의 가는 다리로 이루어진 물체가 전시장에 나타났다. 사람 키보다 훨씬 큰 이 물체에 가까이 다가가자 괴성과 함께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사지와 머리로 이루어진 인간의 또다른 형상입니다”(윤영석)

생명과 영원성, 문명 발달과 그 이면, 감각과 지각의 왜곡 등 철학적 주제를 꾸준히 다뤄온 중견작가 윤영석의 개인전 ‘소피엔스(SOPHIENS)’가 서울 펴앙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전시 제목인 소피엔스는 그리스 궤변론자를 지칭하는 ‘소피스트’와 현생 인류를 의미하는 ‘사피엔스’의 결합어로, 작가가 만든 말이다. 문명의 발달 속도에 따라가지 못하고 여러 문제에 봉착하고 있는 현대인의 모습을 스스로의 궤변에 빠진 소피스트에 빗댄 것이다. 
윤영석 개인전 `SOPHIENS`전시전경 [사진=이한빛 기자/vicky@]

“사물화 되어가는 인간의 모습에 관심이 많다”는 작가는 디지털시대 IT기기에 사로잡혀 현실의 삶을 돌아보지 못하는 현 세대를 풍자한다.

시각에 대한 무조건적 신뢰에 질문을 던지는 작품도 나왔다. 렌티큘러를 활용한 사진은 관람객이 보는 각도에 따라 각각 다른 이미지로 변한다. 작가는 “우리가 인지하는 모든 감각이 주관적인 것이다. 절대적인 진리가 아닐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영석 작가 [사진=이한빛 기자/vicky@]

윤영석작가는 젊은 시절 사고로 이명을 앓고 있다. 30년 가까운 지병이다. 이를 담아낸 자전적 작품도 선보인다. ‘이ㆍ내ㆍ경(耳ㆍ內ㆍ景)’을 제목으로 작가는 자신에게만 들리는 정체불명의 소리를 초현실적 형태의 조각으로 제작했다. 이명의 치유를 위해 쓰이는 초음파 사운드도 현대음악과 함께 전시장을 채운다.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 많아지는 전시다. 12월 30일까지.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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