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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광장-박도규 SC제일은행 전 부행장]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금융회사의 과제
국내 자영업자 수는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약 570만명으로 취업자 대비 비율은 21.3%정도로 추산된다. 이는 미국 6.3%, 일본 10.6%, 독일 10.4% 등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자영업자 대출액은 약 591조원(2018년 2분기)으로 지난해 말 대비 41조5000억원 증가했으며 1인당 평균 대출액은 3억5000만원이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부동산업 41%, 도소매업 13%, 음식숙박업 9%, 제조업 8% 순이다.

사실상 전체 가계대출 증가율은 점차 둔화되고 있지만, 자영업자 대출액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상호금융 등 비은행권 대출이 빠르게 증가하였고, 고금리 가계대출을 함께 보유한 자영업자가 늘고 있어 부채구조의 건전성이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물론 현재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율 등 지표 수준(개인사업자 0.29%, 일반 가계대출 0.25%, 중소기업 0.64%)은 건전한 상황이지만 점차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는 상황이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 상가임대료 인상, 카드수수료 등 자영업자의 생계를 위협하는 요인들의 복합적인 작용으로 인해 폐업을 선택한 자영업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대기업, 중소기업 등에 비해 더욱 위축돼 있어 자영업자의 폐업률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체 자영업자 수는 감소하고 있어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돼 도소매업이나 제조업 위주로 한계에 있는 자영업자의 폐업이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영업의 위기의 원인은 경기악화로 인한 기업의 성장 정체를 들 수 있다. 이는 소상공인 및 자영업 생태계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또한 구조조정과 명예퇴직 등 불안정한 고용구조로 인해 소자본창업이 증가하면서 초과공급이 가속화되고 있어 자영업자들 간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전반에 걸친 정보통신기술(ICT)의 확산과 도소매업의 대형화는 경기와 상관없이 자영업의 구조적 어려움을 더욱 증폭시킬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더해 예상되는 금리인상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금융회사들은 자영업자의 자산과 소득 대비 부채가 매우 가파르게 확대되는 상황을 인식하고 대출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특정업종(부동산임대업ㆍ음식ㆍ숙박업 등)에 대한 과도한 대출쏠림 현상을 막고 리스크 완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소상공인, 자영업자 대출과 관련해 보다 다양한 지표들이 반영된 신용평가시스템을 구축하고, 대출자금 용도 외 사용, 사후관리를 위한 현장점검을 배가할 필요가 있다.

또한 소상공인, 자영업자 대출의 효과적 관리를 위해 다양한 정보가 활용된 오픈형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보다 세밀하게 분류된 자영업자의 유형에 기초해 보유한 대출 규모부터 기관별ㆍ업종별ㆍ업황과 대출 정보 등 세부적이고 통합적인 형태의 각종 지표들을 공유ㆍ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금융회사는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분석해 유효한 상품개발과 사업추진은 물론 리스크 관리의 혁신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악화와 소비 침체, 금리인상 등의 외부요인의 영향으로 인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서 금융회사는 이들의 자생력을 강화하고 현실적이고 체감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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