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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뷰티풀 데이즈’ 이나영, 작품 선택과 캐릭터 표현 방식

-덤덤하고 담담한 탈북여성 캐릭터 소화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배우 이나영(39)이 영화 ‘뷰티풀 데이즈’로 돌아왔다. 그가 6년만에 선택한 영화는 저예산 독립영화다. 여기서 이나영은 기구한 인생을 사는 탈북여성을 연기했다. 노개런티 출연이기도 하다.

왜 독립영화에 만만치 않은 캐릭터를 선택했냐고 묻자 “시나리오가 좋아 바로 선택했다. 시나리오는 윤재호 감독에 대한 정보 없이 봤는데, 모성애, 탈북자에 관한 감독의 생각이 중요했다. 그런데 윤 감독의 기존 다큐를 보고 의문이 풀렸다. 이런 걸 일관적으로 풀어내는 분이라면 한번 해보고싶었다”고 말했다.

‘뷰티풀 데이즈’는 14년전 가족을 버리고 도망간 엄마(이나영)를 기억하고 싶지 않은 중국인 대학생(조선족) 젠첸(정동윤)이 아픈 과거를 가슴 깊은 곳에 담아둔 엄마와의 재회를 통해 느끼는 분단국가와 정체성의 혼란을 긍정적 메시지로 표현한다.

이나영은 극 중에서 10대 중후반의 촌스럽고 수수한 소녀부터, 중국에서 술집을 다니는 20대의 섹시하고 도발적인 여자, 한국에서 술집마담이 된 강인한 30대 여인, 그리고 대학생 아들을 둔 엄마까지 20여년에 걸친 굴곡진 삶을 연기한다.

“10대가 외모상으로 가장 고민이었다. 조명팀에게 포커스 아웃해달라고 하기도 했다. 어렵지만 나는 의상과 콘셉 잡는 것은 재밌어한다. 나이대가 많아지면 신경 쓸 부분이 많아지지만 강하게 가지 않고 오히려 색깔을 걷어내는 작업을 했다. 캐릭터의 옷이 아니라 일상의 옷이었으면 했다. 화려한 의상에서 색깔 빼기 작업을 했다.”

그래도 이나영이 탈북자와 술집 경영자 비주얼과 많이 다를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에 대해 이나영은 “외모적으로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게 했다. 하지만 결국 감정 연기다. 마음 속에서는 소용돌이 치더라도 덤덤하고 담담한 모습이다”면서 “아들과도 눈으로 말한다. 감정 분산이 안되는 것, 그런 감정 연기를 찍는 걸 좋아한다”고 답했다.

이나영은 “‘뷰티풀 데이즈’가 생소한 영화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생소해도 통하는 영화다. 가족을 잠깐 생각하게 하지만 가족휴머니즘 영화는 아니다. 그런 구성과 색감, 이런 류의 영화가 좀 더 익숙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나리오에 이름이 없고 젠첸 엄마라 쓰여있는 것도 좋았다. 어떨 때는 캐릭터의 이름이 의미가 없을 때도 있다. 그런데 그런 곳에서는 자신의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거나, 개명해야 된다는 것도 이번에 알았다. 정체성 이런 것까지 다 포함돼 있다.”


이나영에게는 그동안 많은 시나리오가 갔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그런데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은 노개런티로 출연한다. “독립영화 계열이냐”고 물었더니 “우리 영화는 비대중적이지 않아요”라고 답했다. 그는 대학교 연극영화과 학생이 작품을 하자고 하면 할 수 있냐고 하자 “할 수 있다. 그런데 시나리오는 좋아야 한다”고 했다.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는 영화를 거부하는 건 아니다. 나는 상업영화와 예술영화의 구분이 아직도 헷갈린다. 버젯(제작비)은 상관없다. 취향속으로 딱 들어맞으면 된다. ‘뷰티풀 데이즈’는 답도 없고, 좋고 나쁜 것의 문제도 아니며, 내 안에서 만족하면서 살고있는 그 어떤 것들, 이야기들로 채워가는 것이다. 큰 목표는 없지만 젠첸 엄마는 어쨌든 살아간다.그런 느낌이 좋았다.”

이나영은 드라마에도 출연한다. 차기작인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에서 이종석과 호흡을 맞춘다. 왜 갑자기 작품 수가 늘어났을까?

“저는 지금까지 쉬려고 한 것도 아니고, 이번에 열일하려는 것도 아니다. 템포를 잘 모른다. 하지만 연기에 대한 굶주림과 열의는 있다.”

이 점은 남편인 원빈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우리 부부가 작품을 찾기 위해 대화를 나눈다. 장르적인 부분보다 휴머니즘을 표현하고 싶어한다. 남편은 아직 (작품을) 못 만났는데,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뷰티플 데이즈’에 대해서는 남편이 어떤 말을 해줬냐고 묻자 “이 여성이 슬프다. 어렵겠는데 괜찮겠어. 잘 어울리겠다”라는 말을 해줬다고 했다.


1998년 CF 모델로 데뷔한 후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해온 이나영은 초기에는 연기를 그만두려 했지만 영화 ‘후아유’(2002)부터 연기자가 되기로 했다.

“연기자라는 직업이 나와는 안맞다고 생각했지만 ‘후아유’때 시나리오를 보는 눈이 생겼다. 캐릭터와 작품을 분석하고 자아도 생겼다. 연기에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요즘도 가끔 남편과 시댁이 있는 강원도 정선을 간다는 이나영은 “핸드폰에서 멀어질 수록 새로운 느낌이 생긴다. 또 차가 많은 곳으로 오면 삶이 시작되는 느낌이다”면서 도시와 지방 양쪽의 정서를 전했다. 우리 나이로 4살의 아들, 남편과 평범하게 지내고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뷰티풀 데이즈’는 어떤 영화냐는 물음에 “어렵지 않고, 조금은 새로울 수 있는 영화”라고 했다. 배우 이나영의 영화와 드라마로의 복귀가 반갑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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