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삭간몰 외 CSIS가 확인한 北 ‘미공개 기지’는 어딜까?
 -양강도 영저동ㆍ자강도 하갑ㆍ함남 상남리 포함된 듯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미국 싱크탱크 국제전략연구소(CSIS)가 확인한 북한의 미신고(undeclared) 미사일 기지는 삭간몰 외에도 양강도와 자강도, 그리고 함남 상남리의 지하기지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위성업체 '디지털 글로브'가 지난 3월 29일(현지시간) 촬영한 북한 황해북도 황주군 삭간몰에 있는 미사일 기지 사진. 미국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는 12일 삭간몰 미사일 기지는 북한 당국에 의해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약 20곳의 '미신고 미사일 운용 기지' 중 위치가 확인된 13곳 가운데 하나라며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기지로 서울과 비무장지대(DMZ))에 가장 가깝게 있는 미사일 기지 중 하나라고 밝혔다. [사진=로이터연합]

한미 외교소식통은 13일 “CSIS가 발견했다는 13곳의 북한 미신고 미사일 기지는 1990년대 지어진 미사일 지하시설들을 포함하고 있다”며 “양강도 영저동 지하기지와 다른 후방기지 지하시설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양강도 영저동과 자강도 하갑, 함남 상남리 3곳은 북한이 1990년대 공사에 착수해 노동1호 미사일 등 스커드 미사일을 배치한 지하기지로 알려져 있다. 영저동과 하갑은 특히 미국이 2000년대 초 북한의 농축 우라늄 연구개발 실험장소로 의심한 지역이기도 하다. 지난 2004년 9월에는 양강도에서 대규모 폭발사고가 발생해 세간의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중국과의 국경에서 20km 떨어진 양강도 영저동은 하갑 같은 산악지대로 대포동 1ㆍ2호 미사일의 발사기지가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한미 양국은 북한이 1999년초부터 황해북도 평산군과 강원 고산군, 그리고 영저동에서 미사일 갱도시설공사를 해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자강도 하갑은 희천시와 묘향산 사이에 자리잡은 벽촌이다. 자강도는 산세가 험하고 강계시 만포시 등지에는 130여개의 지하공장이 들어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공장 가운데 정밀기계를 생산한다고 알려진 곳은 주로 무기를 생산하는 군수시설로 파악되고 있다. 하갑은 또 평북 박천의 우라늄 정련공장과 멀지 않다. 미 국방정보국(DIA)은 1999년 비밀보고서에서 북한이 자강도 하갑에 지하 핵시설을 건설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CSIS보고서는 북한이 스스로 비핵화 대상과 순서를 정하는 ‘자발적 비핵화 전략’을 무력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CSIS보고서를 소개하며 “북한이 16개의 비밀 기지에서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하고 있다”며 “위성사진들은 북한이 큰 속임수(great deception)를 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북한은 남북ㆍ북미 정상회담 계기 선제적으로 풍계리 핵실험장의 폐기를 발표하고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을 해체할 뜻을 밝히고 미국에 제재완화 등 상응조치를 요구해왔다. 하지만 북한 내 핵ㆍ미사일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목록 신고는 거부하면서 미국 내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는 NYT에 “북한이 하나의 미사일 실험장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다른 몇 개의 시설을 해체하는 대가로 평화협정을 얻는 나쁜 거래를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하지 않을까 모두가 우려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북한은 마땅히 대북제재를 완화할 만큼 비핵화 조치를 이미 충분히 취했단 입장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9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풍계리 핵실험장 등을 언급하며 “국제사회의 평가가 좀 인색한 것이 어렵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은 핵ㆍ미사일 실험 중단 외에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일 “나는 제재들을 해제하고 싶다”며 “그러나 북한 역시 호응을 해야 한다”고 했다.

munja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