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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사전문변호사 “강제추행 등 성범죄 사건, 음주 후 발생하는 경우 많아”

거제 묻지마 살인사건, 70대 경비원 폭행 사건 등이 잇따라 터지며 주취 감형을 금지해 달라는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주취 감형이란 술에 취한 상태로 범행을 저질렀을 때 피고인이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점을 고려하여 형벌을 감형해주는 것을 말한다.

성범죄 중에도 술에 취한 상태로 범죄를 저지르고도 심신미약이 인정되어 감형을 받은 사례가 있다. 8세인 피해자를 납치하여 강간하고 상당한 상해를 입혔으나, 범행 당시 술에 취해 있었다는 주장이 인정되어 징역 12년을 선고받아 2020년 12월 출소를 앞둔 조두순이 대표적이다.

도세훈 형사전문변호사에 따르면 성범죄 중 강간죄, 준강간죄, 강제추행, 준강제추행 등은 피의자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피의자가 범행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다고 해서 전부 감형이 되는 것은 아니다. 수사기관은 범행 과정, 범행 전후 피고인의 행동을 분석하여 피의자의 사물 변별 능력, 의사결정 능력 등을 판단하고 심신미약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2013년 A는 직원들과의 단합대회를 가던 중 관광버스 안에서 직원들에게 술을 권했다. 피해자는 술을 마시기 싫어 점퍼를 뒤집어쓰고 엎드려 자는 척을 하였는데 A는 피해자의 점퍼와 티셔츠를 걷어 올리고 피해자의 보정 속옷을 잡아당겨 찢어지게 했다.

같은 날 버스 통로에서 A와 마주친 피해자가 양손을 가슴 앞으로 모으며 비켜서자 A는 피해자의 손을 잡아 아래로 내리고 피해자를 추행했다. 이에 A는 강제추행 및 재물손괴 혐의를 받았는데 사건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기 때문에 자신이 어떤 일을 했는지 명확하게 기억하지 못했다.

A는 위 사건이 자유롭게 술을 권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며 자신의 품성이나 생활태도에 비추어 보았을 때 강제추행을 범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의 주장을 인정하지도, 그의 상태를 심신미약으로 판단하지도 않았다. 재판부는 A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40시간의 사회봉사 및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이 선고했다. (2014고단2336)

법무법인 한음 도세훈 형사전문변호사는 “피의자가 술에 취해 있었다는 점 만으로 심신미약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말하며 “다만 강제추행, 준강제추행은 최고형이 징역 10년에 달하는 만큼 해명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윤병찬 yoon469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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