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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BTS ‘광복티셔츠’ 파장, 어떻게 귀결될까?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방탄소년단(BTS)의 ‘광복 티셔츠’ 파장이 한일 양국에서 과열되고 있다.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이 원자폭탄이 떨어지는 장면에 영문으로 애국심, 우리 역사, 해방, 한국이라는 단어가 씌여진 티셔츠를 입은 동영상이 공개된 것은 지난해 7월이다.

그런데 지금에야 일본의 보수 우익과 관련 매체들이 이를 문제삼는다는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다. 이는 한국 대법원이 지난 10월 30일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해 1인당 1억원씩 배상하라고 확정 판결을 내린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또한 일본에서 10~20대를 중심으로 일고있는 3차 한류 붐에 대한 혐한 근거를 찾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자국내에서 한류 현상이 커져가면 반한류와 혐한류가 고개를 들곤했다.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일본에게는 혐한류의 좋은 빌미가 됐다. 그 때는 한국 드라마가 일본에서 크게 히트하던 시기였다. 이를 전후해 한국드라마는 일본 지상파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의 ‘광복 티셔츠’를 ‘원폭 셔츠’로 문제 삼아 이를 반일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일본 극우 단체들이 이전처럼 소기의 목적(?)을 달성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는 “이런 걸로 혐한 분위기를 조장하는 것은 일본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양국은 더욱 더 교류해야 한다”는 요지의 글을 SNS에 포스팅하는 일부 일본 지식인들의 자성론만 봐도 확인된다.

방탄소년단이 TV아사히 ‘뮤직 스테이션’ 출연은 취소됐지만 13일 도쿄돔 공연을 시작으로 일본투어에 나서기 위해 지난 10일 일본에 입국한 상태다.

일본 보수 우익은 이번 일을 계기로 K팝 한류를 제한하자는 움직임이 있다. 그중에는 정치권 코드에 맞춰 행동하는 ‘손타쿠(忖度)’도 상당 부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이미 K팝과 그 핵심 콘텐츠인 방탄소년단의 음악과 메시지는 유튜브 등에 열려있어 일본 팬들에 의해서도 크게 소비되고 있다.

문화를 민족주의적으로 대응하고, 정치로 활용해 이슈화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것으로 음악과 가수를 좋아하는 행위를 일시적으로 막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 흐름만은 막기 어렵다. 따라서 우리도 역사 문제에 대해서는 진실을 단호하게 밝혀야겠지만, 문화적으로는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도 있다.

이번 사안을 두고 빌보드는 “BTS 방송 취소..그 이상의 의미: 한국과 일본의 어색한 관계가 깔려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아미(ARMY)는 “유럽에 홀로코스트 추모비가 있지만, 독일 사람들이 그것을 ‘반독일’이라 하지 않는다”는 글을 SNS에 올려 한일간 역사 바로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문화는 정치나 진영 논리로 움직이는 게 아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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