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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갈수록 태산 문제유출, 교단 자성 목소리 나와야
전남교육청이 2학년 중간고사 영어 시험문제 사전 유출로 재시험, 경찰 수사, 교육청 감사 등 파문이 이어진 전남 문태고를 특별감사하며 추가로 밝혀낸 내용을 보면 중ㆍ고교의 시험문제 관리 허술 사례는 그야말로 갈수록 태산이다.

이 학교는 특정 과목에서 참고서와 전년도 기출문제를 그대로 출제했다. 2학년 문학 시험에서는 1학기 중간고사 25문제, 기말고사 23문제가 참고서에서 그대로 출제됐고 화법과 작문 시험에서는 19문제를 아예 복사해서 붙였다. 전체 30문항 가운데 최대 83.3%를 참고서에서 베낀 셈이다. 다른 과목에서도 참고서나 기출문제에서 그대로 출제되기도 했지만 한번에 집중적으로 출제되지는 않았다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여겨야 할 정도다.

전국적으로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일어나는 다른 시험문제 유출 사건들은 모두 일부 교사나 교직원이 학부모나 학원 강사와 짜고 문제를 빼돌리는 그들만의 일이었다. 동문이나 친친척, 운영위원 등 인맥이 통하는 내부자와 외부자들끼리만 짬짜미로 했던 것도 그런 이유다. 숙명여고 사례 역시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다해도 쌍둥이 딸들의 내신 성적을 올리기위한 전 교무부장 한사람의 빗나간 부정으로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문태고의 이번 사례는 교사들의 무성의한 출제 관행이 드러난 것이다. 일부 교사나 학부모의 일탈이 아니다. 내신과 학종관리를 위한 과열 경쟁에서 온게 아니라는 예기다. 교사들이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어진 셈이다.

불량 학생과 안하무인 과열학부모들로 인해 신성한 교권이 침해되면서 교사들의 스트레스가 높은 것도 사실이지만 이처럼 불성실한 교육태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안그래도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수능 시험을 앞두고 감독관을 맡길 꺼려 하는 교사들로 인해 교장 교감 등 학교 관리자들은 골머리를 앓는다고 한다. 수능 감독관의 신체적ㆍ정신적 노고가 만만치 않은 데 예비소집일을 포함한 이틀치 수당 12만∼13만원을 받고는 하기 싫어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스트레스가 많다해도 여름 겨울 한달씩 방학을 즐길 수 있는 교사만큼 선호되는 직업도 없다. 미래의 동량을 키우는 교육처럼 신성한 직업도 없다. 누구나 선망하는만큼 최우수 학생들이 교단으로 진출한다. 그런교사들이라면 적어도 참고서를 베끼고 전년도 문제를 똑같이 그대로 출제해서는 안된다. 수능 감독에도 흔쾌히 나서야 한다.

누가봐도 지금은 전교조를 비롯한 교원단체들이 자성의 태도를 보여야 할 때다. 반성문을 써야 한다. 납득할 만한 신뢰 회복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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