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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광장-박일준 한국동서발전 사장] 시작은 건달불이었다

  • 기사입력 2018-11-06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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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가을 끝자락에 접어들었다. 내일이면 겨울이 시작되는 입동(立冬)이다. 필자는 이맘때면 어릴 적 동네 풍경이 생각난다. 마당 한가득 어머니의 손에 밤새 절여져 소금기를 머금고 쌓여있던 김장배추. 어머니의 정성이 담긴 따뜻한 정구지 찌짐(부추전의 경상도 사투리)을 식구들과 둘러앉아 나눠 먹었던 추억. 집집마다 창고 한쪽에 차곡차곡 자리한 연탄과 번개탄. 코가 시려오는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동네친구들과 어울려 놀다가 어스름이 깔리고 가로등 불빛이 켜지면 그제야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을 재촉하곤 했다. 흐릿하면서도 금방이라도 손에 잡힐 듯 한 따스함으로 마음에 남아있는 시간이다.

우리나라에 최초로 전기가 들어온 곳은 바로 경복궁 안의 건청궁이다. 1887년 3월로 에디슨이 백열전구를 발명한 지 7년 5개월만이었다. 미국의 에디슨 전기회사에 의뢰해 건청궁 앞에 있는 향원정 연못의 물을 끌어들여 당시 16촉광(1촉광은 양초 1개의 밝기)으로 광열등 750개를 켤 수 있는 규모의 발전설비가 세워졌다. 이 설비에는 많은 별칭이 붙었는데, 불안정한 발전시스템 탓에 고장이 자주나 불이 들어왔다 나갔다 한다해 ‘건달불(乾達火)’이라고도 불렀다. 그 외에도 발전기가 작동하면서 발생하는 열이 연못의 온도를 올라가게 하면서 물고기가 떼죽음 당하자 물고기를 찐다는 뜻의 ‘증어(蒸魚)’라고 불렀고, 그 불빛을 보고 묘한 불빛이라는 뜻으로 ‘묘화(妙火)’라고도 했다.

집집마다 전깃불이 들어오기까지는 그 후로 80여년의 세월이 걸렸다. 전기사업 초창기인 1920년 3월 당시 전국 전기보급률은 2% 미만에 불과, 일본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전기의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 해방 후에도 전력난은 계속 되풀이되다 1964년 무제한 송전이 실시되면서 비로소 우리나라 전력난이 해소됐다.

지금은 모두가 전기의 혜택을 누리고 있을까. 여전히 다가올 겨울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에너지빈곤층이다. 일반적으로 에너지빈곤층은 가구소득 중 연료비에 쓰는 비중이 10% 이상인 가구로, 주로 홀로 사는 어르신이나 기초생활수급자들이다. 소득이 적어 에너지비용을 극도로 줄인 저소득층은 에너지빈곤층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통계에 제대로 잡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필자가 근무하는 동서발전에서는 ‘행복에너지 바우처 사업’과 ‘사랑의 햇빛에너지 보급사업’을 매년 진행하고 있다. 우선 행복에너지 바우처 사업은 정부가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해 ‘에너지바우처(이용권)’를 지급해 전기, 도시가스, 지역난방, 등유, LPG, 연탄 등을 구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부의 에너지지원제도인데 이 수혜를 받지 못하는 차상위 계층 등에게 전기요금과 동·하계용품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사업이다. 사랑의 햇빛에너지 보급사업은 에너지복지 증진을 위해 복지시설과 소외계층에 태양광 발전소를 보급하여 에너지 자립을 돕는 사업이다.

올해 설악산 첫 눈은 지난달 18일에 내렸다. 작년에 11월3일에 설악산 고지대에 첫눈이 내린 것에 비하면 16일이나 빨랐다. 기상청은 지구온난화의 역설이라고 불리는 북극 한파가 2000년대 이후 더 잦아지고 강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고 올겨울 적도 동태평양이 따뜻해지는 엘니뇨현상까지 발달할 것으로 보여 어느 해보다 날씨 변동이 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인들은 전기로부터 얻는 따뜻함과 편의에 익숙해져 주위에 혹독한 계절을 보내는 이웃이 있다는 사실을 가끔 잊어버린다. 그 옛날 건달불로 시작된 전기의 혜택이 에너지빈곤층을 포함한 우리사회의 모든 이들에게 골고루 미칠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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