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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원아 모집은 시작됐는데…고민 더 깊어지는 학부모
유치원 입학관리 시스템 ‘처음학교로’ 사이트를 통해 국공립 및 일부 사립 유치원이 신입 원아 전형에 들어갔다. ‘처음학교로’ 참여 여부와 관계없이 대부분 사립 유치원들도 입학 설명회를 내주 일제히 연다. 각급 유치원들이 내년도 입학생 모집을 시작했지만 학부모, 특히 워킹맘들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우선 집 가까운 사립 유치원을 보내려 해도 최근 비리 사태로 지원하기가 꺼림칙하다. 더욱이 일부 사립 유치원은 폐원 또는 원아모집 중단도 불사한다는 입장이어서 학부모들의 속은 더 타들어가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국공립에 보내자니 그것도 간단치가 않다. 독립 건물 등 교육 환경과 시설이 좋고 유아 교육 전문가가 원장을 맡는 단설유치원은 선호도가 높아 들어가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주로 초등학교 남는 교실을 이용하는 공립 병설 유치원에 보내기도 마음이 썩 내키지 않을 것이다. 단설에 비해 교육시설이 미비한데다 해당 학교장이 원장을 겸임하는 시스템이다. 게다가 방학이 길고 하원시간이 일러 워킹맘 입장에선 선택이 쉽지 않다. 정부는 2022년까지 지역사회와 돌봄서비스 수용인원을 올해보다 20만명 더 늘린다고 하나 주로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에게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런 점에서 사립 유치원 사태가 속히 마무리되고 정상 운영에 들어가야 한다. 비리 유치원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대처하겠다는 교육당국의 방침에는 이론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모든 사립 유치원을 비리 집단으로 몰아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국공립을 늘린다지만 취학전 아동 교육의 중심은 여전히 사립 유치원이고, 실제 대부분은 지금도 그 역할에 충실하다. 재원중인 원생들의 심리적, 정서적 불안감도 간과해선 안된다.단순 행정 오류까지 비리인 것처럼 비춰지면 공연히 학부모 불신만 깊어져 사태 수습을 더 어렵게 할 뿐이다.

최근 자유한국당 여의도연구소에서 내놓은 ‘사립 유치원 사태 본질과 과제’는 교육 당국도 눈여겨 볼만한 내용이 많다. 비리 상당수가 그간 합법적으로 인정되던 관행을 불법으로 간주하면서 발생했다는 분석은 일견 타당성이 있다. 이제라도 투명성 제고를 위해 국가관리회계시스템(파인에듀)을 철저히 적용하고 반대하는 유치원은 지원을 중단하자는 것도 좋은 제안이다. 운영이 어려운 유치원 정부 인수 등 퇴로를 확보해 줘야 한다는 지적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자율형 사립 유치원 전환 역시 바람직한 방향이다. 교육당국이 해당 사립유치원 관계자들과 더 소통하고 합리적 해법 모색에 힘써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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