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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폐고혈압의 날’ …평균 생존기간 3년남짓 ‘췌장암 수준’
폐고혈압은 평균 생존 기간이 3년남짓 밖에 안되는 무서운 질환이다. 이유없이 숨이 찬 증상이 계속된다면 의심해 봐야 한다. [헤럴드경제DB]
-2일 ‘폐고혈압의 날’…국내 환자 5000여명
-자각증상 없어 발병 몰라…목숨까지 위협
-잠재 환자 70%…”이유 없이 숨 차면 의심”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통상 고혈압은 생활 습관을 관리하고 약물을 먹으면 합병증 없이 일반인처럼 지낼 수 있다. 그러나 폐에 생긴 폐고혈압은 다르다. 폐고혈압 중 폐동맥 고혈압은 국내 환자가 약 5000명으로 적지만, 진단 후 평균 생존 기간이 3년가량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예후가 좋지 않다는 췌장암의 5년 생존율(2~3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면 생존율이 크게 높아지지만, 낮은 인지도 때문에 진단까지 걸리는 시간이 매우 길다. 질병관리본부 조사에 따르면 폐고혈압 환자 중 절반가량이 처음 증상이 나타나고 병을 진단받기까지 2년 넘게 걸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마침 2일은 제7회 ‘폐고혈압의 날’이다. 사단법인 폐고혈압을 이기는 사람들을 포함, 뜻 있는 전문의들이 이날을 제정해 알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폐고혈압은 대표적 희귀 난치성 질환 중 하나로, 폐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에 이상이 생겨 폐동맥압이 상승하는 질환이다.

폐고혈압을 이기는 사람들 자문위원장인 장혁재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심장에서 폐로 혈액을 운반하는 폐동맥 내 혈압이 높아져 폐동맥이 두꺼워지고, 폐의 혈액 순환이 나빠지는 상태를 폐동맥 고혈압이라고 한다”며 “폐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에 문제가 생겨서 폐동맥의 혈압이 상승하는 질환으로, 평균 폐동맥압이 평소 25㎜Hg 이상, 운동할 때에는 30㎜Hg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20대에서 40대 사이의 환자가 많다.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많이 발생된다. 진단 후 중앙 평균 생존 기간은 3년 미만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치료제가 대폭 개선되면서 20년 이상 장기 생존하는 환자도 보고되고 있다.

폐고혈압 중 대표적 질환인 폐동맥 고혈압은 국내에만 5000여명 이상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산되는 희귀 난치성 질환이지만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어 실제 치료받는 경우는 3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심각한 상태에 이르러서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폐고혈압 자체에 의한 임상 증세는 거의 없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심박출량이 감소해 호흡곤란이 오거나, 피로를 쉽게 느끼거나, 전신 무력감, 현기증 등이 나타나며 심하면 실신하거나 심장마비로 갑자기 사망할 수 있다. 폐동맥 고혈압 환자의 사망원인은 대부분이 돌연사일 정도로 치명적 질병이라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박재형 충남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이유없이 숨이 찬 증상이 계속되거나 실신, 흉통이 느껴지면 반드시 심장 초음파로 폐동맥 고혈압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정현 부산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도 “가족의 도움이 필요한 병임에도 가족이 병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례를 많이 봐 왔다”고 했다.

‘폐고혈압의 날’은 2012년 처음으로 세브란스병원에서 시작됐다. 환자, 환자 가족 등이 모여 전문의들과 질병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고, 캠페인, 질의응답 등의 시간을 갖게 된다. 올해에는 이날 오후 1시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본관 3층 우리라운지와 폐고혈압을 이기는 사람들 홈페이지(www.phakorea.org)를 통해 개최된다.

올해 행사는 ‘공감, 힐링 그리고 소통’을 주제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피트니스 모델 겸 트레이너인 박송이 씨도 참여, 폐고혈압 환자의 운동 치료를 돕기 위해 증상별 스트레칭법을 소개한다.

장 교수는 “폐동맥 고혈압의 생존율은 1990년대 말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크게 좋아졌다”면서도 “국내 환자의 생존율은 질환에 대한 인지도와 진단이 늦어 치료제 개발 전인 1980년대 미국 환자와 생존율이 비슷할 정도로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자 맞춤형 치료가 적확하게 이뤄지면 치료율과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며 “질병을 알리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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