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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듬직한 남학생ㆍ조신한 여학생’…학교 내 성차별 여전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서울시 성평등 생활사전-학교편’ 발표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여성에게는 ‘공부를 못해도 결혼만 잘 하면 된다’거나 남성에게는 ‘지금 공부하면 와이프 외모가 바뀐다’는 등 성차별적인 말들이 학교에서 여전히 많이 쓰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오는 11월3일 ‘학생의 날’을 앞두고 학교에서 겪는 성차별 언어와 행동을 바꿔보는 ‘서울시 성평등 생활사전 - 학교편’ 결과를 31일 발표했다.

지난 10~18일 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한 설문에 528명의 시민이 참여해 738건의 의견을 냈다. 참여자 남녀 성별 비율은 2대 8이었다. 


‘학교생활 중 성차별적인 말을 듣거나 행동을 경험한 적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참가자 86.7%가 “있다”고 답했다. 여성의 경우 87.8%가, 남성의 경우 82.5%가 “있다”고 밝혔다.

학교생활 중 가장 성차별이 심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교사의 말과 행동’이 34.5%로 가장 많았고, ‘교칙’ 27.5%, ‘학생의 말과 행동’ 11.2%, ‘교과 내용’ 11.0%, ‘진로지도’ 10.0% 순으로 나타났다. ‘교훈’과 ‘급훈’에 대한 문제 제기도 4.8% 있었다.

‘여자는 공부 못해도 얼굴만 예쁘면 된다’, ‘여학생은 글씨를 잘 써야 하고, 남학생은 못 써도 된다’, ‘남자애가 먹는게 그게 뭐니? 여자애처럼’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 올해 1학기 모 초등학교 2학년 시험문제를 보면, ‘저녁준비, 장보기, 빨래하기, 청소하기 등의 일은 주로 누가하는 일인가요?’라는 질문에 정답이 ‘엄마’였다.

재단은 설문 내용을 토대로 국어ㆍ여성계 전문가에게 자문해 학교 내 개선해야 할 성차별적 말과 행동 5건을 선정, 시민과 함께 바꿔보자고 제안했다.

시민들은 ▷ ‘조신한’ 여학생, ‘듬직한’ 남학생 등 성별에 따라붙는 수식어 ▷ 고정된 편견에 따라 학교에서 겪는 성차별적 말과 행동, 교과내용 ▷ 일률적인 교복ㆍ남녀 번호 ▷ 시대와 맞지 않는 낡은 교훈 등을 시급히 바꿔야 할 성차별 사례로 꼽았다.

이 밖에 학교에 “엄마를 모시고 오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엄마 소환은 이제 그만! ’보호자‘를 소환해 달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다양한 가족이 보호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생각이 담겼다.

설문 결과 여성 교사들에 대한 학생들의 성희롱적 발언, 축제 무대에서의 공연, 술자리 강제 참여 등을 지적하는 내용도 있었다. 강경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학생들의 가치관 형성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학교생활 전반에 성평등 의식을 높일 수 있도록 교과내용, 교훈, 급훈, 교칙 등에 대한 모니터링, 컨설팅, 의식교육 등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서울시 보육ㆍ교육기관의 성평등 생활 콘텐츠를 개발하고, 교육ㆍ컨설팅하는 ‘서울시 성평등 생활스쿨’을 관련 기관과 연계해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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