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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 교수 뽑아주세요”…대학생들 ‘이유있는’ 증원 요청
경희대학교 본관.

-경희대 사회학과 여성교수 퇴임…학과 여교수 0명
-여학생들 “멘토ㆍ여성학자 필요”…‘대자보’ 붙여
-서울 11개大, 전임교원 85명 中 여성 11명 불과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학과 창설 이래 단 한 명만이 여성교수였습니다. 여성학 전공자도 아니었고, 2018년에 은퇴하셔서 여성학 과목 개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경희대학교 사회학과 학생들이 최근 학교에 대자보를 붙였다. 현재 공석인 전임교원 한 자리에 여성학 전공자를 뽑아달라는 것이 주요 골자다.

본래 8명의 전임교원이 있는 경희대 사회학과에는 올해 초까지 조직사회학을 전공한 1명의 여성 교수가 있었다. 해당 교수는 현재 정년퇴임했고, 자리는 공석으로 남아있다.

학생들은 이 자리를 여성학을 전공한 여성교수로 충원해달라는 것이다. 이에 지난 2일 ‘경희대학교 사회학과 여성-여성학 교수임용 학생의견 관철모임’을 결성했고, 대자보와 현수막을 교내에 부착했다.

경희대학교에 학생들이 붙인 대자보.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학생들은 아직까지도 여성이 교수가 되기 힘든 한국 사회 내 권력구조의 문제, 사회학과 여학생들에게 여성학ㆍ여성 교수가 왜 중요한지에 대한 필요성의 문제를 동시에 제기하고 있다.

관철모임 한 관계자는 “여성학ㆍ젠더사회학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이를 가르쳐줄 전임교원이 전무한 상황”이라면서 “학업을 계속 이어가려는 일부는 여성학과 젠더사회학 공부를 위해 중앙대 등 다른 학교 대학원에 진학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귀띔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젠더나 특정학문을 전제하고, 임용후보를 선정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10일 사회학과 구성원에게 보낸 ‘전체 메일’을 통해서 “‘현대사회론’이라는 분야로 신임교수를 모시려 한다”면서 “가급적 다양한 분야의 전공자들이 지원할 수 있도록 한 조치고, 연구와 교육역량이 가장 뛰어난 분을 채용하려 한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정식 교원채용 공고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지만, 논란은 점차 거세지고 있다.

최근 젠더 문제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속에서도, 일선 대학에는 여성학이나 젠더사회학 전공 전임교원이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이다.

30일 현재 일반 사회학 전공이나, 사회학과가 개설된 서울시내 11개 종합대학(여대 제외) 전임교원 85명 중 여성은 단 11명에 불과하다. 서울대(4명), 연세대(1명), 고려대(1명), 중앙대(4명), 가톨릭대(1명)를 제외한 나머지 7개 대학은 여성교수가 없다.

사회학계의 입장은 분분하다.

여성학자인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보건복지여성팀 입법조사관은 “여성의 대학진학률이 높아진 상황에서, 여학생들이 롤모델을 삼아 바라볼 교수 숫자가 적다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진로를 준비하고 사회로 나가는 과정에서 여학생들이 바라볼 수 있는 롤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 익명의 교수는 “경희대 입장에서는 비상경계열 학과의 한정된 교원 TO 안에서, 연구실적이 뛰어나고 학생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줄 수 있는 교원을 채용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 “학생들의 주장도 납득이 가지만, 다방면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는 어려운 문제”라고 귀띔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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