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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위기의 자동차산업, 5년전 조선 전철 밟지 말아야
경영난에 처한 자동차부품업계가 23일 정부에 금융 지원을 요청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이 자동차부품업체들을 대상으로 자금 수요를 조사한 결과 은행권 대출 상환 연장과 시설투자, 연구개발(R&D) 등에 약 3조1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금난은 곧 위기를 의미한다. 실제로 부품업체들의 상황은 심각하다. 상반기중 워크아웃을 신청하거나 부도를 낸 업체가 부지기수다. 거기서 끝이 아니다. 줄줄이 법정관리 대기 상태다. 상장된 1차 협력사 89개사 중 절반 가까이가 올해 1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그중 30여개 업체는 올들어 적자로 바뀌었다. 국내 자동차 산업의 여신 규모 28조 원 중 약 10%는 자본 잠식 상태다.

자동차 산업의 위기는 한순간에 온 것이 아니다. 위기요인들이 겹치고 겹쳐 파국 일보직전에 이른 것이다. 사드 보복과 무역전쟁으로 세계 1,2위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의 판매는 최근 2~3년간 계속 내리막이다. 2015년 기준 900만대였던 글로벌 판매량은 800만대로 줄었다.

외제차의 약진에 국내 완성차 생산은 지난 2011년을 정점으로 내리막이다. 올해는 9년 만에 처음으로 400만대 밑으로 내려갈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이같은 업황 부진속에 최저임금 과속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 근로시간 단축 등 악재가 겹쳤다.

그만큼 지금 자동차업계의 상황은 심각하다. 산업 생태계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5년전 조선산업의 기시감이 엄습한다. 대한상의가 목이 타는 중소 조선기자재 업체들에대한 자금지원을 건의한게 지난 2013년이다. 그러고도 줄도산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4년간의 수주절벽을 거쳐 오늘날까지 구조조정 과정을 밟고 있다.

문제는 자동차 산업의 파장이 조선업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점이다.

자동차 산업은 2만2000개의 부품을 거미줄처럼 얽힌 2차,3차 협력업체들이 공급하는 제조업의 꽃이다. 제조업 생산의 14%, 제조업 근로자의 12%를 차지하고 수출의 11%를 담당하는 경제의 중요한 축이다. 직접 고용만 40만명에 달해 조선업의 3배가 넘는다. 자동차 산업의 위기는 곧 국가 경제의 위기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

어려움에 처한 자동차 업계에대한 정부의 시의적절한 대책마련과 지원실행이 필요한 건 말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여기엔 납품단가 현실화 등 완성차업체와 하청업체들간 상생협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기주의적 강성노조의 양보와 협력이 전제돼야 한다. 자동차 마저 조선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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