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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속 드러나는 ‘카슈끄지 잔혹극’…사우디 경제에도 ‘암운’
터키와 사우디아라비아 수사관들이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실종사건과 관련, 현장 수색을 위해 주(駐)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AP연합]

사우디, 외국기업과 합작중단 위기
부채우려 증가…빈살만 개혁 차질


사우디아라비아의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사우디 왕실이 보낸 ‘암살조’에 의해 터키 이스탄불 총영사관에서 살해되고 시신이 훼손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일파만파로 커진 ‘카슈끄지 잔혹극’은 사우디 경제에도 암운을 드리웠다.

17일(현지시간) 터키 친정부 일간지 예니샤파크는 카슈끄지가 살해될 당시 상황이 녹음된 오디오를 확인한 결과, 카슈끄지가 총영사관에서 손가락이 절단되는 고문을 당한 후 참수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태의 정황이 ‘사우디 왕실이 연루된 잔혹한 언론인 살해극’으로 기울면서 국제 사회 여론이 악화되고 사우디 경제에도 충격파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카슈끄지의 실종 사건 이후 사우디 부채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사우디 채권의 디폴트 리스크 헤지 비용이 32% 치솟았다고 전했다. 지난 2016년 5월 이후 사우디가 달러화 표시 채권 및 신디케이트 론(국제간 협조융자)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총 680억달러다. 신용평가사 피치에 따르면 이는 신흥국 역사상 부채 증가속도가 가장 빠른 축에 속한다.

사우디가 추진 중이던 외국 기업들과의 합작 비즈니스도 중단 위기에 처해 사우디 신성장 동력에 제동이 걸렸다. 사우디에서 열리기로 예정돼 있던 각종 컨퍼런스에서 서방 기업들이 줄줄이 불참을 선언하고 있다.

에미리트NBD의 파드 키카니 이사는 WSJ에 “카슈끄지 사건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높이는 변수”라고 말했다.

사우디로부터 투자를 받은 우버, 위워크, 슬랙 등 실리콘밸리 업체들도 이번 사건으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날 CNBC는 “카쇼끄지 위기가 외국 기업들로 하여금 사우디 시장에서 멀어지게 하고 있다”면서 “사우디가 국제 비즈니스 ‘평판’에서 위기를 겪게 됐다”고 보도했다.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신성장 산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는 사우디로서는 외국 회사들과의 긴밀한 협력이 특히 중요하다. CNBC는 “사우디가 필요한 것은 자금이 아니라 사업 파트너들이다”면서 “무함마드 빈살마 왕세자가 추진하고 있는 사우디 개혁 청사진인 ‘비전 2030’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전했다.

황유진 기자/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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