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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역분쟁 수혜 의류株…내년 주도주 ‘찜’
생산기지 동남아 이전으로 반사이익
설비투자 완료시 영업이익률 급상승
내년 이후 OEM업체 수출 크게 늘듯
PER 12~15배로 경쟁사 대비 저평가

미ㆍ중 무역분쟁 여파에 국내 기업 실적 전망치가 미끄럼틀을 타고 있지만 의류 종목은 내년 이후 실적 전망이 밝아 새로운 증시 주도주로 떠오르고 있다. 동남아 지역을 새로운 생산기지로 삼은 이들 기업은 미국 정부의 대중 관세 부과 수혜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이후 주도주가 사라지면서 지루한 박스권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미국 증시에서는 넷플릭스 등 주요 기업의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주요 지수가 반등했지만 우리 증시의 반등 폭은 기대에 미치지 못 했다. 전날 다우산업지수가 2% 넘게 반등한 지난 17일 코스피 지수는 1% 남짓 상승했을 뿐이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달리 국내 증시는 반도체 이후 주도주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며 “투자자들이 내년의 주도주 혹은 리더십을 가질 수 있는 업종 및 종목군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탄탄한 이익체력이 새 주도주가 갖춰야 할 자질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이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와 내년 실적 전망이 동시에 상향조정되는 업종은 조선과 정유, 의류 업종 정도”라며 “특히 범내수주에 포함되는 의류 업종은 올해보다 내년 전망이 더 밝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및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섬유 및 의류 업종 기업의 내년도 영업이익 전망치는 올해 초 7200억원대에 였지만 미ㆍ중 무역 분쟁이 본격화되고 유가 및 달러 가치가 폭등한 5~6월에는 6000억원대 초반까지 급락했다. 그러나 이후 다시 회복세를 보여 현재는 연초 수준을 회복한 상태다.

의류 업종에 대한 실적 전망치가 개선된 것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의 대미 수출 전망이 밝아졌기 때문이다. 미ㆍ중 무역분쟁이 변곡점이 됐다. 지난달 미국 정부는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 추가관세를 부과했고 이는 내년부터 25%로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관세 부과 품목에는 면화 등 의류 원재료와 핸드백 등이 포함됐고, 핵심 의류 및 신발 품목은 제외됐지만 중국이 보복 관세로 맞대응할 경우 이들 품복에 추가로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수입 의류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34%, 신발은 56%에 달한다”면서 “이들 품목이 관세 대상에 포함되면 동남아시아 지역에 거점을 확보한 국내 OEM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 기업은 중국의 급격한 인건비 상승을 피해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로 생산기지를 옮겼거나 이미 이전을 마친 상태다. 영원무역의 경우 영원무역홀딩스가 개발한 방글라데시 한국수출가공공단(KEPZ)의 생산비중이 70%에 달하고 베트남도 2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화승엔터프라이즈 역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위주로 생산 능력을 연평균 17% 씩 증설하면서 중국의 생산 비중을 10% 이하로 낮출 예정이다.

생산기지 이전으로 인건비를 줄이는데 성공하면서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 영원무역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4% 증가한 600억원으로 컨센서스 610억원에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 나 연구원은 “화승엔터프라이즈의 경우 베트남 지역 아디다스 생산라인 통합 작업과 미드솔 생산 설비 투자로 3분기 영업이익률이 7.3%로 저조하겠지만 설비투자가 완료되는 내년에는 17~18%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 연구원은 “OEM 업체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2~15배로 글로벌 경쟁사 대비 20~30% 저평가돼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주가 상승을 점쳤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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