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글로벌Insight-김정훈 KOTRA 상트페테르부르크 무역관장] ‘From NO to YES’의 나라, 러시아
러시아하면 여름에도 눈이 내릴 것 같은 나라, 왠지 거리에 혼자 나가면 위험할 것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있으며, 우리 기업들도 러시아와 경제적 이해관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 아니냐는 편견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많은 경우 마치 장님이 코리끼 만지듯 부분적인 특징들로 러시아를 보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다.

우리 기업들의 진출도 중국, 동남아 지역에 비해 부진한 편이다.

러시아는 사실 지금이 한국과 역사적으로 가장 협력의 가능성이 높고, 서로의 필요를 위해서도 적극적인 의지를 가진 때라 생각된다. 최근 남북의 화해 분위기에 따라 앞으로 잠재력이 가장 큰 나라도 바로 러시아라고 생각한다.

최근, 수년간 서방의 경제제재로 인해 타격을 받으면서도 절대 물러서지 않는 러시아의 자신감은 그만큼 내수시장으로서 러시아의 경제적 맷집이 몰라보게 튼튼해 졌음을 보여준다. 세계에서 가장 큰 국토를 가진 나라이자 역사적으로 미국과 함께 세계 초강대국으로 군림했던, 단순히 군사강국이 아니라, 그에 걸맞는 수준의 경제, 기술, 문화적 기반으로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러시아 양국은 상호 경제 협력을 본격화하기 위해 철도ㆍ가스ㆍ전력ㆍ항만ㆍ농업ㆍ수산ㆍ산업기지ㆍ조선ㆍ일자리 9개 분야에 9개의 다리를 놓아 경제 협력을 증진한다는 전략 아래,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계기로 서비스ㆍ투자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를 위한 국내 절차에 착수하기로 합의했고 최근 산업통상부 주최로 전문가 대상 공청회를 개최한 바 있다.

또한 러시아는 석유, 가스, 석탄 등 자원중심의 경제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자국 제품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고, 그 일환으로 한국을 제조업 분야의 중요한 파트너로서 인식하고 있다.

경제적인 협력을 위한 밑바탕이 되는 문화협력도 활발해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지난 5월 모스크바에서 신북방 지역 최초로 개최된 한류박람회는 평일에 열렸음에도 수많은 젊은이들이 참석해 한국을 환호했다. 향후 2~30년간 러시아의 주 소비층이 될 젊은이들이 한국 문화와 한국 음식에 환호한다는 것도 밝은 미래를 보여주는 점이다.

한국과 러시아에는 모두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다”는 속담이 있다. 삼성전자가 1998년 러시아 모라토리움 당시 경영 위기에 처한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을 후원한 것을 계기로 러시아내에서 국민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쌓을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보답으로 볼쇼이 극장은 후일 훨씬 좋은 조건의 후원을 약속하는 일본 등 경쟁기업의 제안을 거절하고 삼성전자를 스폰서로 채택한 사실은 잘 알려진 일화다.

한 미국의 외교관은 러시아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면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러시아를 “From No to Yes”의 나라로 표현했다. 처음에는 부정적이고 안 될 것처럼 보이지만, 잘 들여다보고 러시아 시장을 이해하면 어느 덧 긍정적인 면들이 보이기 때문이다. 양국 간의 협력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지금 우리 기업들이 러시아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였으면 하는 바램이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