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거장들의 클래식 성찬…10월의 기다림이 즐겁다
사이먼 래틀 지휘자와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롯데콘서트홀]
사이먼 래틀이 이끄는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내한공연…오페라로 만나는 ‘헨젤과 그레텔’도


전설적 지휘자와 새로운 오케스트라의 첫 만남, 쓸쓸한 가을밤을 위로하는 피아니스트의 고운 선율, 오페라로 만나는 고전 동화…. 클래식 팬이라면 10월 달력을 놓고 흐뭇한 미소가 나올법 하다. 미리 티켓을 예매하고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관객들에겐 더욱 기다려졌을 10월이 다가왔다. 그 첫 날부터 클래식의 대 향연이 시작한다.

▶ 새 거장 맞은 런던심포니= 세기의 지휘자 ‘사이먼 래틀’이 온다.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LSO)와 함께다.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베를린필 협연으로 방한한 게 지난해 늦가을이니 거의 1년만이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9월 LSO 음악감독 취임 후 첫 내한공연이다.

2002년부터 베를린필을 이끌어온 래틀에 대해서 평단은 “레버토리를 확장하고 콘서트 홀의 문턱을 크게 낮췄다”고 평가한다. 레틀의 ‘베를린 필은 박물관이 되지 않기로 했다’고 선언이후, ‘21세기형 오케스트라’를 만들기 위해 시작한 다양한 시도와 노력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런 그가 고향인 영국으로 돌아가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의 지휘봉을 잡겠다 했을때, 그 기대도 엄청났다. 베를린 필보다는 젊은 이미지가 강한 LSO는 현대음악을 비롯 영화음악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며 영국 최고 오케스트라로 자리잡았다. 현대음악에 강한 래틀과 시너지가 기대이상이라는 게 현재까지의 평이다.

이번 내한공연에선 드보르자크 슬라브 무곡 Op. 46의 발췌곡(전 8곡 중 1, 2, 4, 7번)과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과 시벨리우스 교향곡 5번을 지휘한다. 체코(드보르자크)ㆍ핀란드(시벨리우스) 국민악파의 음악들이다. 19세기 말 지리적 구획을 기준으로 민족의 정서를 음악으로 펼쳐낸 자취들이 현시대에는 어떤 의미를 담아내는지 래틀의 해석이 기대된다.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협연자로는 재닌 얀센이 나선다. 10월 1일 저녁 8시, 롯데콘서트홀. 

현존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불리는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제공=유니버설 뮤직]
▶현존하는 최고의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피아니스트들의 피아니스트’로 꼽히는 폴란드 출신 크리스티안 지메르만(62)도 19일 한국 관객을 만난다. 마찬가지로 롯데콘서트홀에서 공연하며, 15년만의 내한이다.

그는 영국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지휘 에사 페카 살로넨)와 함께 번스타인 교향곡 제2번 ‘불안의 시대’를 연주한다. 텅 빈 삶 속에서 신앙과 믿음을 회복하는 과정을 이야기한 W.H. 오든 시를 기반으로 작곡된 곡이다.

지메르만은 까다롭고 예민한 성격으로 악명 높지만 무결점에 가까운 연주를 선보이며 세계 최정상급 피아니스트로 군림한다. 콘서트홀 소음과 피아노 음향에 극도로 예민한 모습을 보이는데, 고전ㆍ낭만 곡 연주 시엔 자신의 스타인웨이 피아노를 들고 세계 공연장을 누비는 것으로 유명하다. 2003년 첫 내한 당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 천정의 로비 방송용 마이크를 ‘녹음용’으로 착각하고 마이크 선을 자르려 했던 일화도 있다.

이러한 지메르만도 아끼는 피아니스트가 있다. 바로 조성진이다. 지난해 지휘자 사이먼 래틀이 베를린필과 한국을 찾았을때, 협연자를 구하지 못해 난감하던 상황에서 지메르만이 래틀에게 추천한 피아니스트가 바로 조성진이다. 래틀은 당시 기자간담회에서“나의 오랜 친구이자 아끼는 피아니스트인 지메르만이 조성진을 추천했다”며 “그는 자신을 포함해 모든이에게 비판적 잣대를 들이대는데, 그가 조성진을 칭찬하길래 어디가 아픈줄 알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페라 헨델과 그레텔의 무대 [제공=국립오페라단]
▶오페라가 된 ‘헨젤과 그레텔’
= 동화로 더 익숙한 ‘헨젤과 그레텔’이 오페라로 찾아온다.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은 독일 작곡가 훔퍼딩크가 그림형제의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동화집’에 수록된 동화를 바탕으로 작곡했다. 바그너의 계보를 있는 탁월한 오케스트레이션으로 유명한 훔퍼딩크는 독일민요가 연상되는 선율과 웅장하고 환상적인 오케스트레이션으로 풀어냈다. 1893년 12월 23일 독일 바이마르 궁정극장에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지휘로 초연된 이후 크리스마스 전후에 주로 무대에 오른다.

동화를 기반으로 한다고 ‘어린이’관객만을 위한 공연은 아니다. 그림 형제의 스토리가 워낙 기괴한데다, 전설이나 설화 등 배경지식이 있어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메타포들이 숨어 있어서다. 그럼에도 롤러 스케이트를 신은 14명의 캔디천사, 알록달록 마카롱 과자집 등은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번 ‘헨젤과 그레텔’은 영국 지휘자 피네건 다우니 디어가 맡았다. 최근 세계 오페라 무대의 신성으로 떠오르고 있는 28세의 젊은 지휘자다. 바그너 음악에 정통한 그는 이번 무대에서도 탁월한 해석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레텔역에는 소프라노 캐슬린 김과 한은혜가, 헨젤 역에는 메조소프라노 유스티나 그린기테와 양계화가 맡는다. 10월 9일부터 13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 극장. 

이한빛 기자/vicky@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