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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공항의 면세점 ‘삥뜯기’”…행사비 80% 부담
- 이용호 의원실, 속칭 삥뜯기 규모 287억…갑질 공기업
- 에어스타 애비뉴 사업, 제2터미널 구축 때도 ‘떠넘기고, 떠넘기자’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인천공항공사가 이용객 사은행사, 조형물 설치사업 등에 소요되는 비용을 면세점 사업자에게 떠넘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공사 스스로도 ‘삥 뜯기’로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면서도 이러한 관행은 계속됐다.

[사진제공=이용호 의원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용호 의원이 인천공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속칭 ‘삥 뜯기’ 방식으로 지난해까지 면세사업자들이 낸 비용만 287억원에 달한다. 2012년 실시된 내부 특정감사 보고서는 이와 관련 “면세사업자들이 공사를 갑을 관계로 보면서 불이익을 우려한다”며 “비용분담은 ‘삥 뜯기’로 비판받을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또 보고서는 “면세사업자들은 이미 매출의 40%를 임대료로 내고 있어 추가부담을 재고해야 한다”며 “흑자 규모 등을 고려하면 공사가 비용 전부를 부담할 능력과 명분이 충분하다”고 했다.

그러나 감사 이후에도 ‘비용 떠넘기기’는 계속됐다. 감사 직후인 2013년 면세사업자는 총사업비의 80.9%를, 2014년에는 77.7%를 냈다. 2015년의 경우 면세사업자 부담 비율은 96% 이상에 달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천공항이 2006년부터 이용객 사은행사 성격으로 열고 있는 ‘공동프로모션 사업’이다. 이 사업은 면세구역을 ‘에어스타 애비뉴’라는 명칭으로 브랜드화하는 것으로, 계절별 인테리어ㆍ디자인 통일, 대형장식물 설치, 이벤트ㆍ광고ㆍ홍보 등이 주 내용이다.

사업비는 연평균 32억원으로, 이중 80%는 면세사업자가 낸다. 인천공항은 20%만을 부담해왔다. 인천공항 입장에선 돈을 크게 안 들여 행사를 치르고, 덕분에 면세점 매출이 늘면 임대수익까지 덤으로 챙기는 구조다. 면세점 임대료가 매출액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일은 2017년 제2터미널 구축 당시에도 이어졌다. 인천공항은 면세구역 대형 랜드마크 조형물 설치사업 제작비 총 21억 중 15억을 면세사업자들에게 부담하도록 했다. 면세점 입찰 당시 아예 제안요청서에 입찰자들이 조형물 설치비용을 포함한 계획안을 제출하게 하고, 이를 평가해 점수를 주는 방식이었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전형적인 ‘갑질’ 문화”라며 “사기업도 아닌 공공기관에서 이 같은 행태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사안이 더욱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또 “면세점을 대상으로 한 인천공항의 ‘갑질’은 입점업체 간 가격경쟁을 위축시켜 결국 국민들에게 피해가 전가된다”며 “국토부는 책임 있는 감독기관으로서 감사에 나서 이번 사안을 면밀히 살펴보고, 재발방지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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