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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9일은 세계 심장의 날 ②] ‘맥박 불규칙’ 심방세동 환자, 합병증 막으려면 최고혈압 129 이하로
심방 세동은 심부전, 뇌경색 등의 합병증을 유발한다. 혈압을 국내 진단 기준보다 낮춰 관리해야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혈전 야기’ 심방세동, 뇌경색 등 일으켜 생명 위협
-세브란스병원 공동 연구팀, 국내 29만여 환자 조사
-진단 기준(90~140)보다 혈압 낮아도 합병증 위험↑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심방 세동은 불규칙한 맥박을 형성시키는 부정맥의 일종이다. 다소 생소하지만 위험한 질환이다. 심방이 떨리면서 생기는 혈전(핏덩어리)이 문제다. 혈전은 심부전, 뇌경색, 혈전증 등을 발병시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심방 세동 환자는 최고(수축기) 혈압을 120~129㎜Hg로, 최저(이완기) 혈압을 80㎜Hg 미만으로 내려야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 고혈압 진단 기준(최고 140ㆍ최저 90㎜Hg 이상)보다 낮은 수준에서 관리해야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견해다.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심장내과의 정보영ㆍ김태훈 교수, 분당차병원 심장내과의 양필성 교수 공동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바탕으로 2005~2015년 심방 세동으로 새롭게 진단받은 환자 29만8374명의 혈압과 사망률ㆍ합병증 발병률을 조사했다.

현재 국내 고혈압 진단 기준은 최고 혈압이 140㎜Hg 이상이거나 최저 혈압이 90㎜Hg 이상일 때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고혈압 진단 기준을 최고ㆍ최저 혈압이 각각 130ㆍ80㎜Hg이상일 때로 보다 엄격히 했다.

연구팀은 국내 고혈압 기준에는 미치지 않으나 미국의 새로운 진단 기준으로는 고혈압에 해당하는 혈압이 ‘최고 130~139㎜Hg 또는 최저 80~89㎜Hg’인 심방 세동 환자의 합병증 발병률을 파악, ‘최고 130㎜Hg 미만ㆍ최저 80㎜Hg 미만’인 심방 세동 환자와 비교했다.

그 결과 주요 합병증 발병률은 ‘최고 130~139㎜Hg 또는 최저 80~89㎜Hg’인 심방 세동 환자가 질환별로 ▷뇌경색ㆍ뇌출혈 각각 11% ▷심혈관 질환 7% ▷입원을 요하는 수준의 심부전 6% 등으로 높았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미국의 새 고혈압 진단 기준이 심방 세동 환자의 고혈압을 조기에 진단해 적절한 관리를 하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나아가 연구팀은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심방 세동 환자의 구체적인 혈압 관리 목표치를 찾기 위해 추가 분석을 진행했다.

이를 위해 심방 세동 환자 중 국내 고혈압 진단 기준에 따라 고혈압 치료를 받고 있는 15만8145명을 대상으로 혈압 구간대에 따른 질병 발병 위험률을 살폈다. 조사ㆍ분석한 혈압 관리 구간대는 ▷최고 120㎜Hg 미만 ▷최저 80㎜Hg 미만 ▷최고 120~129㎜Hgㆍ최저 80㎜Hg 미만 ▷최고 130~139㎜Hgㆍ최저 80~89㎜Hg ▷최고 140㎜Hg 이상ㆍ최저 90㎜Hg이상 총 4개 구간이었다.

분석 결과 우리나라의 정상 혈압 구간인 ‘최고 120㎜Hg 미만ㆍ최저 80㎜Hg 미만’보다 최고 혈압이 조금 높은 ‘최고 120~129㎜Hg, 최저 80㎜Hg 미만’이 가장 이상적인 혈압 목표치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심혈관 질환, 뇌졸중, 심부전 등 대부분 합병증의 발생 위험이 이 혈압 구간대에서 가장 낮았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고혈압 치료를 받는 심방 세동 환자군은 ‘최고 120~129㎜Hgㆍ최저 80㎜Hg 미만’을 기준으로 혈압이 상승할 때마다 모든 합병증 발생 위험도 동반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구간이 적합한 혈압 관리 목표치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례로 심부전의 경우 정상 혈압 구간에서 12%에 가까운 높은 발생 위험을 보이다 이 혈압 구간에서는 안정적 상태를 유지했다”며 “국내 고혈압 진단 기준보다도 더 엄격한 수준으로 혈압 관리 목표치로 삼아야만 합병증 위험을 떨어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국민건강임상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연구 결과는 국제적 심장 질환 학술지인 ‘미국심장학회지(JACC)’ 최근호에 실렸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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