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70층 고층아파트 즐비한 ‘평해튼’…북한 0.01% 금수저들의 경제 이야기
남북정상회담으로 평양의 신도시 려명거리가 화제다. 70층 고층아파트를 비롯, 최신식 아파트들이 늘어서 있는 모습에 그 곳엔 누가 살까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다. 평양에도 강남 졸부 뺨치는 ‘돈주’(신흥자본가)들이 있다. 요즘 짓는 평양의 아파트는 대체로 60평 이상으로 위치에 따라 30만달러(3억 3600만원)를 호가한다. 기본적으로는 10만 달러가 넘는다. 짓는 것마다 다 팔릴 정도로 인기다.

부자들이 초기에 투자해 월세, 전세로 놓는데, 좀 사는 아파트단지에는 PC방도 성행이다. 0.01%금수저들은 주말이면 최고급 식당을 찾아 수천달러를 물쓰듯 한다. 북한의 노동자 월급은 3000~4000원, 암시장 환율로 0.5달러가 안된다.

김일성종합대학 출신 탈북 기자인 주성하 씨가 펴낸 ‘평양 자본주의 백과전서’에는 통념과 편견을 깨는 평양의 실상이 생생하게 들어있다.

지은이는 현재 평양에 거주하는 주요인사는 물론, 최근까지 평양에 살다 온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돈주들의 호화 일상부터 랭천동 빈민층의 어두운 삶까지, 평양 시민이 애용하는 ‘치맥배달’ 서비스부터 가장 핫한 음식점과 통일 시대 창업 아이템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북한의 모습을 보여준다.

북한의 최고 부자는 중앙당 간부이지만 최근엔 국영기업 간부들도 1%안에 진입하고 있다. 이들은 출입문에 감시카메라를 달고 집안에는 개인 헬스장을 갖추고 있으며, 최고급 술이 가득한 바와 기업소에 설치된 CCTV와 연결된 여러대의 모니터를 통해 집에서 현장을 살피기도 한다. 이들은 장성한 자녀에게 기업을 차려주기도 하는데 이들의 뒤에는 막강한 권력자가 있게 마련이다.

지은이에 따르면, 북한은 특히 평양은 지금 시장경제로 급격히 진화하는 중이다. 그 중심에 ‘장마당’이 있다. 장마당은 최근 시장이란 이름으로 바뀌었는데, 김정은 체제 이후 보다 정교화·분업화·표준화·규모화되고 있다는게 저자의 설명이다. “한국의 대형마트를 방불케하는 장마당은 단순한 상품 판매 장소를 넘어 가치를 지닌 모든 재화와 재능이 거래되는 북한식 시장경제의 일선”이라는 것이다.

책에는 아파트 재건축 바람과 투기열풍을 비롯, 김일성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수천달러에서 수만달러의 뇌물을 건네고, 원하는 직업을 얻기 위해서도 수십 달러의 뇌물을 제공해야 하는 실상을 낱낱이 보여준다. 평양의 대중교통카드, 한국의 대중가요인기와 실시간 한국드라마 시청 등 ‘평해튼’의 일상은 상상이상이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