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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M&A 177건…1990년 기록 갱신 전망
고액 입찰하던 中기업 사라져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무역전쟁으로 미국 진출이 막힌 중국 자본을 대신해 일본자본의 인수합병(M&A)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일본자본의 미국기업 M&A 건수가 최고를 기록했던 1990년을 넘어설 전망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쿄에 본사를 둔 리서치업체 리코프(Recof)의 통계에 따르면 올들어 일본기업은 미국에서 177건의 거래를 체결했다. 액수로는 402억달러(약 45조원) 규모다. 1990년 1~9월 거래규모가 178건 임을 감안하면 올해 최고 기록을 갱신할 전망이다.

은행과 로펌 등은 일본기업들에게 중국 기업이 미중 무역 전쟁으로 미국 진출이 어렵게된 기회를 이용하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미국 뉴욕에 있는 법무법인 셔먼앤스털링(Shearman & Sterling) 도쿄 주재 인수합병 변호사 케네스 레브론은 “고객들에게 현재는 중국자본과 미국 자산 인수를 놓고 경쟁할 필요가 없다고 알려주고 있다”면서 “5년 전에는 대부분의 인수전에서 중국 자본이 30% 높은 가격으로 입찰했었다”고 말했다.

씨티그룹의 일본 M&A 책임자 아구 요시노부는 “현재로서는 일본 기업들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자국 기업이다”고 밝혔다.

최근 일본 반도체 기업인 르네사스 일레트로닉스는 미국 경쟁업체인 IDT를 7330억엔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앞서 일본 화학업체 아사히카세이는 연초 부채를 포함에 11억달러에 미국 사게오토모티브인테리어스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리크루트홀딩스도 지난 5월 미국 구직 사이트 글래스도어를 12억달러에 사들였다.

최근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 기업들의 M&A를 차단하고 있다.

도쿄의 한 변호사는 FT에서 “지금이 일본 기업에게 흔치 않은 기회”라며 “CFIUS가 결국 일본 기업을 겨냥해 자국 기업에 대한 접근을 막기 시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