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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집값 때문에 서울 미래 포기하나
지난달 26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집값 상승 요인으로 지목돼 논란을 일으켰던 여의도와 용산역일대도 개발에 대해 유보입장을 표명했다. 그리고 박시장은 지리산으로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말이 휴가지 여의도ㆍ용산 개발 발언에 이어 삼양동 옥탑방생활 끝에 나온 강남북균형발전 계획의 한 축인 경전철 추진에 재정을 투입하겠다고 한 것에 대한 국토부 등의 제동 발언에 복잡한 심경을 정리하러 간 것이 아닐까 십다.

그러나 지리산을 내려 왔어도 서울 집값에 대한 박원순 시장에 대한 이미지는 전혀 변한 것이 없었다. 결국 박시장은 민선7기 서울시 마스터플랜 발표도 추석전후로 미뤘다.

최근 한 전직 서울시 고위 공무원을 만났다. 그는 요즘 박 시장께서 답답하시겠다고 화두를 던졌다. 그러면서 모든사람들이 여의도ㆍ용산 개발로 인해 부동산 그것도 서울 중심의 집값 상승만 걱정할뿐 미래는 보지 못하는 것같아 안스럽다고 했다. 이어 도쿄 이야기를 꺼냈다. 지금 일본은 정부까지 나서 도쿄를 국제화시키기 위해 안감힘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도쿄는 지금 이대로 있다가는 홍콩, 싱가포르, 상하이, 심천 등 주위 도시들한테 도시경쟁력을 뺏길 위기에 처했있다고 판단하고 정부와 함께 재개발을 서두르고 있다는 것이다. 즉 주변 도시들이 국제화를 앞세워 세계적 도시를 꿈꾸며 개발하고 있는데 도쿄도 현재에 안주해서는 안된다는 위기감이 깔려있다는 이야기다. 그는 정책라인에서 조금만 박시장을 백업했다면 사태가 이지경까지는 가지 않았을수도 있다고 안타까와 했다.

실제 일본 정부는 도시정비사업으로 일본 전역에 13개 지역 선정 국가에서 사업비의 까지 최대 50%까지 지원하며 국제경쟁 거점도시를 만들고 있다.

특히 도시재생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금융ㆍ세제 지원을 통한 대규모의 민간도시개발사업 촉진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도시의 매력을 국제적으로 알려 해외투자 및 기업 유치를 촉진하기 위해 해외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또 지방정부에선 점점 더 치열해지는 국제도시간의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국가경쟁력 증진을 목적으로 도시의 공간구조 개편, 도심부의 규제 완화, 사회자본 정비, 지적 자원 투입 등을 추진 하고 있다. 도쿄의 경우 2020년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명실상부한 ‘세계의 도심’으로 개편해 세계 최대의 경제 규모를 갖는 슈퍼시티(supercity)로 발전시켜 뉴욕, 런던, 파리는 물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쟁상대인 북경, 홍콩, 상해, 서울, 싱가폴, 시드니 등을 뛰어 넘겠다는 구상을 갖고 적극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집값 논쟁에 발목 잡힌 우리는 수도 서울의 역할과 발전에 대한 비전 없이 집값 정책 하나로 모든 걸 규제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특히 서울은 국가의 수도로서의 위상과 함께, 세계의 자본, 기업, 인재 등 자원을 불러들여 지방으로 확산시키는 역할 등 그 중요성이 남다름에도 발전 청사진은 제시하지 못하고 서울의 집값 잡기에만 정책적으로 편향돼 있다.

그 사례로는 2017년 도시재생뉴딜사업에서 서울시가 배제됐으며 ▷여의도ㆍ용산 개발계획 사실상 저지 ▷강북의 경전철사업 등 강남ㆍ북 균형개발에 대한 국토부장관의 부정적 발언을 들수 있다.

서울은 한때 글로벌 빅5도시까지 올라갔던 메갈로시티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을 아시아ㆍ태평양지역 도시 간 경쟁을 고려해 여의도와 용산개발을 선언적으로 한 것이다.

그러나 앞뒤 맥락 없이 해외에서 만찬을 겸한 간담회에서 갑자기 발표돼 중앙정부나 시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미흡하기는 했지만 용산ㆍ여의도 부도심 기능을 강화하고 개편하는 것은 도시 간 치열한 국제경쟁관계에서 마냥 늦출 수 없는 주요계획임에는 틀림없다.

이에따라 개발이익환수 및 부동산가격 상승에 대한 대책을 신중히 병행하면서 중앙정부와 협조 하에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서울의 미래를 담보할수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전체가 박원순 시장이 지난 7월 싱가포르에서 기자들과 만찬을 하며 나온 한마디가 서울집값을 다 올려 놓는다며 아우성이다.

심지어 같은 당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까지 나서 박시장에게 볼멘 소리를 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박시장은 경전철 구축을 비롯 도시재생사업까지 집값에 영향을 미칠까봐 서울 비전에 대해 한발도 못나가고 있는 모양새다.

사실 여의도 개발과 용산 개발은 전임시장이던 오세훈 시장시절 여의도 금융허브와 용산 국제업무도시의 연장선일수도 있다. 박원순 시장이 2011년 10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제일 먼저 ‘미래 서울’을 위해 준비했어야 할 일이었다. 당시는 금융위기로 부동산 경기도 침체 돼 있어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좋았었다. 그러나 서울시 재정건전화등 당시 시대상황과 맞지 않아 미뤄온 결과 국제도시들과 경쟁에서 뒤쳐질 위기에 빠져있다. 박시장 재임 7년동안 서울시민의 다급한 생활고를 어루만지기 위해 소비(복지성 현금 지원)만했지 저축(인프라 구축)은 한것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사실이다.

그사이 경쟁하던 국제 도시들은 급성장했다. 지금이라도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에 박시장이 새로운 도시를 구축하겠다고 나섰으나 부동산이 발목을 잡고 있다. 그렇다고 서울의 미래를 포기할순 없다. 여의도와 용산을 제대로 만들어야 10년, 20년뒤 우리 아이들의 일터가 생긴다.

jycaf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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