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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멕시코 협상에 웃다 운 기아차...미국소재 부품주만 수혜?

-‘국가안보’ 관세로 멕시코 공장 타격 불가피
-고임금 노동자 생산비중 상향으로 미국산 부품사용은 ↑

[헤럴드경제=윤호 기자]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나프타) 재협상 결과 멕시코가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에 최대 25%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아차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2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멕시코는 멕시코산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의 수출량이 일정 수준을 넘을 경우 미국이 최대 25%의 ‘국가 안보’ 관세를 부과할 수 있게 했다. 멕시코가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 중 연간 240만대를 초과하는 물량과 자동차부품 중 연간 900억 달러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관세를 허용한 것이다.

이는 미국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해 25% 자동차 관세를 면제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깬 것이다. ‘국가 안보’ 관세는 미국과 멕시코가 지난 27일 공식 발표한 합의 내용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기아차 등 자동차 업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다시 확대되는 모양새다. 사실 지난 주말 증권가에서는 미국-멕시코간 협상에 따라 기아차를 비롯한 자동차주의 상승을 점치는 보고서가 잇따르던 참이었다. 향후 멕시코에 신규로 증설되는 공장에만 25%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되면서, 멕시코에 기존 공장이 있는 기아차와 부품사들에게는 호재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과 멕시코가 합의한 나프타 자동차 부문 개정안에 미국이 유리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기아차는 수세에 몰리게 됐다. 대미 수출 차량의 생산비용이 올라가는데다, 중장기적으로 생산이나 부품 조달 측면에서 전략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기아차가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멕시코 제2공장 건설이나 연구개발(R&D) 센터 설립은 요원해졌다는 평도 나온다. 특히 기아차와 함께 멕시코 시장에 동반 진출한 부품사들도 위기를 면치 못할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국가안보를 이유로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 수입한 자동차에도 비슷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피터슨 국제연구소는 멕시코와의 NAFTA 협상 결과를 분석한 보고서에서 “트럼프가 멕시코와 합의한 무역 거래가 촉발한 추가 수입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다른 국가로부터의 자동차 수입을 제한할 유혹에 빠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미국내 생산공장을 보유한 자동차 부품사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나프타 개정 협상안은 무관세로 수출하는 자동차의 역내 부품 사용 비율을 기존 62.5%에서 75%로 상향 조정하고, 부품의 40~45%를 시간당 최소 16달러를 받는 노동자가 만들어야 한다고 규정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업종의 평균 임금이 멕시코는 시간당 3.5달러인 반면 미국은 시간당 22달러에 달한다. 시간당 16달러 이상 노동자 생산비중을 40%로 맞추기 위해서는 미국 부품사 사용확대가 불가피한 셈”이라면서 “그동안 원가 차이로 멕시코에 있는 부품사가 유리했으나, 향후 미국소재 부품사의 기회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시간당 16달러 가이드 라인은 실질적으로 미국산 부품의 의무 사용 비중을 설정한 것이나 다름 없다”면서 “기아차가 미국산 부품으로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는 품목은 타이어, 램프, 자동차 유리, 차량용 배터리, 전장 부품 등이다. 미국에 타이어 공장을 보유한 한국타이어, 램프 공장을 보유한 에스엘 등의 수혜를 점칠 수 있다”고 말했다.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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