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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실망스런 드루킹특검 결과…정치권 과도한 개입도 문제
‘드루킹 댓글 조작사건’을 맡았던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수사를 마감했다.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 김동원씨와 대통령 선거 등을 겨냥해 댓글 조작 활동을 했다는 게 그 핵심이다. 특검은 앞으로 불구속 기소한 김 지사의 공소 유지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결론은 이미 충분히 예상된 것으로 사건 실체를 규명할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 결국 60일간 특검 수사는 사실상 ‘빈손’으로 끝난 셈이다.

이번 사건이 주목을 받는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여론을 조직적으로 왜곡하고 조작한 중대 범죄이기 때문이다. 실제 특검 발표에 의하면 드루킹 일당은 2016년 2월부터 올 3월까지 댓글 141만개와 9970만여건의 공감 비공감 클릭을 조작했다. 더욱이 ‘킹크랩’이라는 댓글 조작 프로그램까지 동원할 정도로 치밀하고 조직적인 범죄였다. 이런 엄청난 일에 현 정권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는지를 성역없이 수사하고 밝혀내는 게 허 특검팀이 해야 할 일이었다.

물론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트검팀의 활동은 아쉽고 실망스럽다. 현 정권의 핵심 실세인 김 지사가 일정부분 댓글 조작에 관여했다고 판단해 일단 기소는 했지만 증거가 그리 탄탄해 보이지 않는다. 특검이 발부한 구속영장은 ‘소명이 부족하다’며 법원에서 퇴짜를 맞았다. 김 지사 역시 극력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런데도 특검은 증거보완을 위한 기한 연장 신청도 하지 않았다. 사건의 핵심인 김 지사의 유무죄 여부는 법원이 엄정하게 최종 판단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이라면 재판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어느정도 짐작이 간다. 결정적 증거없이 정황증거만으로 유죄입증이 쉽지 않아 보여서다.

수사 결과에 못지 않은 아쉬움은 또 있다. 특검에 대한 정치권의 도넘는 개입과 압박이 그것이다. 허 특검은 수사를 마치면서 “정치권에서 수사에 지나치게 편향적인 비난이 계속된 점은 심히 유감”이라고 소회를 밝힌 것은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특검이 정치적 타협의 산물이나 일단 출범하면 정치권이 개입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그래야 중립적이고 공정한 수사를 통해 어떤 의혹이든 진실 규명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번 특검 수사 과정에서 특히 여당인 민주당의 ‘특검 때리기’는 도를 넘었다. 이런 식이라면 ‘특검 무용론’이 다시 제기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권력형 비리에 대한 특검의 수사는 앞으로도 매번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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