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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대문연합군 ‘메이드인 코리아’“스포츠 의류 1조 매출 자신있다”
애플라인드 김윤수 대표가 강원도 원주 본사의 직영점에서 기능성 스포츠의류를 소개하고 있다.

김윤수 대표 “인건비 찾아 해외유랑 언제까지…동대문일대 업체들 ‘연합군化’
기능성·브랜드가치·제조경쟁력 3박자 글로벌 스포츠의류·용품업체로 키울 것”

“순수 국산 소재와 국내 기술로 만듭니다. 개성공단도 관심 없습니다. 중국산 섬유로 동남아 봉제공장에서 옷을 만든다고 할 때 얼마나 값어치가 있을까요. 그게 옷값일까요 브랜드값일까요.”

다소 심각한 질문이었다. 입력된 ‘경쟁력’이란 단어가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패기에 찬 한 기능성 스포츠의류 업체가 있다. 원주시 지정면 가곡리 원주기업도시 내 애플라인드. 이 회사 김윤수(59) 대표는 이미 패션·봉제 관련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낮은 인건비를 찾아 중국, 동남아를 거쳐 아프리카까지 가서 섬유무역을 하다 온 그다. 1986년 무역회사 입사 이후 30여년 지구촌을 더듬어온 풍찬노숙의 이력에서 얻은 그의 결론은 ‘메이드 인 코리아’. 서울 창신동·동대문 일대 6000개가 넘는 봉제 및 가공 업체들이 그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믿음은 확고하다.

김 대표는 “1992년부터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를 거쳐 케냐까지 가서 공장을 해봤다. 답이 없어 돌아왔다. 우리나라가 섬유강국이면서도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공급에 치중하기에 더 낮은 인건비를 찾아 헤맬 수 밖에 없다”며 “자기 물건, 자기 브랜드로 팔면 된다. 다품종소량, 빠른 납기로 고품질의 제품을 원하는 고객에게 제값 받으며 파는 수밖에 없다. 동대문 일대 업체들을 잘 활용하면 된다”고 소개했다.

그런데 왜 원주까지 갔느냐고? 그가 태어난 고향이자 사업하기에 아무런 불편이 없는 곳이다. 2016년 9월 본사와 공장을 수도권(분당)에서 원주로 옮겼다.

먼 원주로도 글로벌 바이어들은 잘도 찾아왔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헝가리 국가대표 스케이트선수들에게 빙상 경기복을 제공, 남자계주 신기록 및 첫 금메달 획득으로 진가를 발휘했다. 영국, 중국, 일본 등으로부터 제휴문의를 받고 있다. 일례로 영국 왕족 전용 피트니스클럽에 납품도 최근 시작했다.

국내외 스포츠스타를 활용한 마케팅활동도 무리 없이 척척 해내는 중이다. 골프의 이민영 안선주 펑샨샨 노무라하루, 양궁의 기보배 오진혁, 빙상의 이승훈 모태범, 체조의 양학선, KCC 이지스농구단 등은 모두 애플라인드 옷을 입었다.

최근엔 세계 양대 스케이트 브랜드인 네덜란드의 ‘메이플(MAPLE)’ 사를 전격 인수했다. 네덜란드 헤렌번(Heerenveen)에 위치한 메이플의 공장도 원주 본사로 옮길 계획이다. 메이플의 전통과 노하우에 토종 기술력을 더한 신제품으로 스포츠용품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김 대표는 “몇 번의 아시안게임, 동·하계 올림픽과 월드컵 등 빅 이벤트를 다 치렀지만 글로벌 스포츠용품 브랜드, 스포츠의류 브랜드 하나 키우지 못했다. 화가 나서 견딜 수 없었다”며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를 육성해야 겠다는 사명감을 갖게 됐다. 그래서 의류에서 용품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정년 문제에서도 애플라인드는 비껴 서 있다. 이미 하루 8시간, 주 5일 근무로 주당 40시간제를 정착시킨 회사다. ‘좋은 제품을 제값 받고 팔자’는 정책을 고수, 급여도 넉넉한 편이다.

실제 애플라인드는 그 흔한 할인·광고 마케팅을 하지 않는다. 합리적인 가격에 최고급 품질을 소비자에게 공급한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필요한 고객은 제발로 찾아오게 만들겠다는 게 김 대표의 전략이다.

기술인력, 우대로 52년간 봉제업에 종사해온 72세의 기능장인이 근무할 정도다. 직원 80명 중 5명이 60대 후반을 넘는 나이다. 애플라인드는 오히려 40, 50대 조기은퇴자나 제2 인생을 개척하려는 이들을 환영한다. 어차피 100세 시대, 재단·재봉·포장 등 기술을 배우면 정년 없이 일할 수 있고, 제사업도 해볼 수 있다는 게 김 대표이 지론이다.

근무환경 또한 봉제공장으로 여겨지지 않을 만큼 청결·쾌적·시원한 게 특징. 또 직원들은 매일 때맞춰 스트레칭을 하며, 요가수업도 받도록 해 작업병 예방에 신경을 쓴다.

김 대표는 “좋은 환경에서 좋은 제품이 나온다. 그게 무엇을 빼고 줄이는 것보다 더 나은 비용관리 방법”이라며 “국내 소재로 국내 기술자들이, 불량이 없도록 잘 만들어서고 제값 받고 팔면 그게 남는 장사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또 “아직 매출 300억원대에 불과하지만, 동대문 연합군만 잘 활용해도 조(兆)단위 매출이 가능하다. 복잡한 노무관리, 재고관리, 시설관리를 안해도 되는 것만 해도 어디냐. 섬유산업이 사양산업이 아니라 일자리를 만드는 산업이란 걸 꼭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원주=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사진설명>애플라인드 김윤수 대표가 강원도 원주 본사의 직영점에서 기능성 스포츠의류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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