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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벼랑끝에 선 자영업자 위한 실효 대책 마련돼야
영세 자영업자들이 벼랑끝에 섰다. 각종 통계자료는 이들이 무덤 앞에 서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개인ㆍ법인사업자는 90만8076명에 달한다. 국세청 공식 통계다. 그중 95% 이상은 음식점과 주점, 카페, 치킨집, 소매점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다. 올해는 폐업이 100만명을 넘을 것이란게 예상이다. 사상 유례없는 일이다. 하지만 사실이 되어간다. 신한카드 한 곳의 올 상반기 폐업 자영업자가 20만명에 달한다. 신한카드의 시장 점유율이 30%를 좀 넘으니 전체 자영업 시장에선 상반기에 60만명 가량이 문을 닫았다는 얘기다.

상황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지표들이 그걸 말해준다. 금융연구원의 최근 가계부채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자영업자중 채무비율이 과도(총체적상환능력비율 40% 이상, 자산대비금융부채비율 100% 이상)하게 높다고 판단되는 비율이 5.06%에 달한다. 임금근로자(1.52%)의 3.32배나 되고 심지어 무직자(3.70%)보다도 높다. 유럽도 자영업자 가구주의 과다채무 비율이 3.50%로 여타 업종과 비교하면 높지만, 임금근로자(1.94%)의 2배도 안된다.

실제로 고위험대출 보유자 114만명 가운데 자영업자 규모는 지난 3월말에 14만8000명에 달했다. 그러니 빌리는 돈은 점점 더 늘어난다. 지난 7월 은행권의 개인사업자대출은 한달만에 2조5000억 가량 늘었다. 올 상반기 제2금융권의 대출도 43조원이나 늘었다. 엄청난 증가속도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본질과 동떨어진 대책만 내놓는다. 그중 대표적인게 근로장려세제와 근로안정자금이다. 뼈가 부서지도록 사업을 열심히 했는데도 결손이 발생했다면 근로장려금을 지급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장부기장을 통한 소득신고비율이 절반도 안되는 영세사업자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고용보험을 비롯한 4대보험 가입을 전제로 하는 근로안정자금 역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지원책일 뿐이다. 그들에겐 세원확보를 위한 미끼처럼 느껴진다. 세무조사 면제에 반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효성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그건 최저임금을 빼고는 나올 수 없다. 애초부터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제 성장을 이룬다는 접근부터 착오였다. 최저임금은 임금을 올리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최소한의 생존을 보장하는 체계다. 지불 능력이나 생산성 격차를 무시한 무차별적 인상은 동티가 날 수 밖에 없다.

이대로라면 자영업자 대란이 불가피하다. 참고 기다려 달라고 할때는 이미 지났다. “나를 잡아가라”며 거리투쟁에 나선 그들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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