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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원순노믹스…청량리 “우리가 동북권 센터”
청량리역 인근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헤럴드경제]

경전철 4개 건설계획 호재
재정비 추진되며 환골탈태
“마포 안부럽다” 시세 급등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경전철 4개를 건설하는 등 강북 중심의 ‘지역균형발전 정책구상’을 지난 19일 내놓자 청량리 일대가 들썩이고 있다. 그간 소외됐던 서울 동북권의 중심지가 될 것이란 기대다.

박 시장의 계획안 가운데 청량리가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내용은 없다. 경전철 4개 가운데 면목선이 청량리와 신내동을 잇긴 하지만 워낙 교통 인프라가 취약했던 곳을 연결하는 것인 만큼 대형 개발호재로 보긴 어렵다.

그럼에도 청량리를 들뜨게 하는 건 최근 가시화되는 변화의 흐름이 더 크고 빠르게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홍등가와 낙후된 주거시설 탓에 별다른 장점이 두드러지지 않았던 이 지역은 청량리 재정비 촉진 지구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교통ㆍ생활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인근 전농ㆍ답십리 재정비 촉진지구, 이문ㆍ휘경 재정비 촉진 지구 등도 함께 추진되면서 동대문구 일대가 환골탈태하고 있다.

교통여건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청량리 버스환승센터는 동북권뿐 아니라 서울 시내 곳곳으로 뻗어나가는 버스 노선의 길목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엔 청량리에서 출발하는 경강선이 개통하면서 강원도 교통 핵심으로 떠올랐다. 이르면 올해 안에 분당선 연장까지 이뤄지면 취약했던 강남 접근성이 30분 대로 대폭 개선된다. 여기에 예비타당성 조사 단계긴 하지만 GTX-B, C노선까지 갖춰지면 서울과 수도권 모두를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동대문구 청량리4구역(청량리역 롯데캐슬SKY-L65) 공사 현장 모습 [사진=헤럴드경제]

청량리역 인근에 들어선 래미안크레시티(2013년 4월 입주ㆍ2397가구)를 비롯해 래미안답십리미드카운티(2018년 5월 입주ㆍ1009가구), 동대문롯데캐슬노블레스(2018년 6월 입주ㆍ584가구) 등 새 아파트 가격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래미안크레시티 전용 84㎡는 6억원대에 분양했지만 현재 호가는 9억원 중후반대에 형성돼 있다. 동대문롯데캐슬노블레스의 같은 면적 호가는 11억원까지 올랐다. 올해 분양이 예정된 최고 65층의 청량리 롯데캐슬 SKY-L65와 용두동 동부청과시장 자리에 들어설 최고 59층의 청량리한양수자인은 청약시장의 강북 최대어로 꼽힌다.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개발이 본격화하고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면서 가격이 급등했다”며 “단기 급등에 따라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청량리가 강북의 중심이 될 것이란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개업소 대표 역시 “예전의 청량리를 생각하고 왔다 깜짝 놀라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라며 “도심 접근성과 생활ㆍ편의 시설을 보면 마포에 뒤질 게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섣부른 개발 전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경전철 사업은 2조8000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가야 한다. 착공에 들어가 실제 운영에 들어가기 전까지 변수도 많다. 주거ㆍ돌봄시설 등 생활기반시설 확충 계획은 단기에 직접적으로 부동산 시장을 떠받치는 요인이 되긴 힘들다.

전농동에서 만난 50대 주부는 “서민이 출퇴근 편하게 하면서 돈 걱정 없이 사는 마지막 지역인데 투기꾼들 때문에 밀려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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