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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오를땐 소외·中 내릴땐 동조화…한국증시 ‘고난의 5개월’
다우 상승세 상해지수 하락세
3월 이후 코스피는 10% 급락
미중무역전쟁 갈등 해소 관건


미-중 무역전쟁이 발발한 지 5개월이 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월 22일 ‘중국의 경제 침략을 표적으로 하는 대통령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 이어, 지난 달 6일 1차분으로 34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해 추가 관세 부과라는 폭탄을 터뜨렸다. 중국은 즉각 똑같은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응전해 무역전쟁에 불을 지폈다.

다만 양국 증시는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미국 증시는 승승장구했고, 중국 증시는 고전했다. 그런데 한국 증시는 당사자들보다 더 흔들렸다. 미국 증시의 상승세로부터는 소외됐고, 중국 증시의 하락국면은 즉각 반영했다. 심지어 때때로 중국 증시가 반등하더라도, 한국 증시는 무역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에 미끄러졌다. 세계 1·2위 경제 대국간 고래싸움에 새우 등이 터지는 형국이다.

20일 각국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월 22일 이후 전 거래일 기준 미국 다우존스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7.1%, 9% 급등한 반면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18.2%나 떨어졌다. 그리고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0% 급락했다. 미국 증시 불황에 동조했던 한국 증시는 호황을 맞은 미국 증시와는 탈동조화(디커플링)에 가속이 붙은 반면, 중국 증시와의 동조화는 심해진 것이다. 코스피와 상해종합지수의 상관관계는 지난 6월만 해도 20~50%대에 머물렀지만, 미중 무역갈등이 깊어지면서 최근에는 90%를 넘나들고 있다. 이는 위안화 약세에 민감한 한국 증시 상황에 기인한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중국 내수 테마종목들은 위안화 환율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여왔고, 최근 급격한 조정 역시 위안화 약세로 상당 부분 설명이 가능하다”며 “중국 소비관련주는 대형 IT를 비롯한 수출주의 대안으로 활발히 매매가 진행되었던 터라, 시장의 하락 체감도는 높을 수 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對) 중국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 코스닥 기업들은 위안화 절하에 취약해 코스닥 시황 역시 중국의 환율과 높은 상관관계를 유지해 왔다.

전문가들은 향후 무역전쟁 협상 국면에 따른 달러의 흐름이 중국과 한국 증시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현진 NH선물 연구원은 “무역협상 재개 소식은 중국 경기개선과 국내 수출경기 회복세 유지에 대한 기대를 높여 환율 하락 재료가 될 것”이라며 “다만 6월 미중 무역협상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없었다는 점과 터키 이슈의 전이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점은 우려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무역전쟁에서 중국의 분명한 열위가 확인되고 있는데다 미국으로서도 무역갈등 장기화를 피하려 할 것인 만큼 협상이 과거에 비해 적극성을 띨 가능성이 열려 있다”면서 “관건은 협상 조건인데, 중국의 서비스업 개방과 위안화의 인위적인 절하를 제한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면 협상이 비교적 원활하다는 신호로 인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현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약세와 위안화 강세가 본격화한다면 국내 주가와 원화가치 역시 반등할 수 있다”면서 “이머징 자산을 중심으로 바겐헌터(저렴한 자산을 찾아 다니는 투자자)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호 기자/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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