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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과소소비’ vs 中 ‘과잉소비’…무역전쟁 속 밀레니얼 세대의 두 얼굴
베이징 거리의 모습.[EPA 연합뉴스]

中 젊은 층 ‘빚내서 사자’…가계부채 우려↑
P2P 대출에 매혹된 中20대, 약 200조원 규모
美에선 ‘미니멀리스트’…“집·자동차 안 사”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한가운데에 놓인 양국 ‘밀레니얼 세대’가 대조적인 소비행태로 주목받고 있다. 향후 무역전쟁과 경제정책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성장 동력이 될 수도, 골칫덩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에서 2000년대 사이에 태어난 이들을 가리킨다.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절약하는 습관을 거부하고 빌린 돈으로 소비하는 데 익숙해진 중국 밀레니얼 세대로 인해 가계부채 우려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에 따르면 차량과 고가의 가전구매, 휴가 비용 등을 위한 소비자 대출은 지난해에만 40% 증가한 6조8000억위안(약 1116조원)에 달했다.

소비자금융대출이 주택담보대출과 함께 증가하면서 지난해 말 가계부채 규모는 33조위안(약 5409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차지했다. 그 비율은 지난 2011년과 비교해 2배 넘게 올랐다.

특히 대출액은 온라인 개인 간(P2P) 대출업체의 등장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이를 통한 대출은 지난해에만 50% 증가해 그 규모가 1조2000억위안(약 197조원)에 달했다. 연체에 대해서는 추가 금액과 함께 금리가 37%까지 적용된다. 한 채권추심업체의 대표인 루 웨이팅은 “소비자대출 산업은 빠른 속도로 번창하고 있다”며 “최근 5년간 광적인 속도라고 할 만했다. 신규 대출기관이 진입하기 위한 장벽은 0 아니면 아주 낮았다”고 했다.

20대는 P2P 대출의 핵심 고객이었다. 샤화 파이낸스의 대표인 베니 리는 “20대는 또래 집단의 압력을 받는 동시에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알고 있다”며 “이는 영어수업, 직업훈련, 결혼, 여행, 최신 아이폰 구매 등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상장한 중국 P2P 업체에 보고된 디폴트(채무불이행) 비율은 평균 8%로 은행에서 밝힌 공식 수치의 4배에 달했다. 루 대표는 그 수치가 최대 15%에 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연체율은 그보다 더 높은 5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가계부채가 장기적인 소비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소비자들이 벌어들이는 소득의 많은 부분을 부채 상환에 쓸 수 있다는 점에서다. 소비자가 상환불능 상태에 놓이면 이는 대출기관의 지급능력에 압박을 가하고, 잠재적으로는 금융위기를 유발할 수도 있다.

에모리대학의 경제학자인 카이지 첸은 중국의 가계부채 부담이 가처분소득 총액의 약 80%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이는 모든 가계가 부채를 즉시 상환하려 하면 소비가 붕괴될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FT는 전했다.

반면 미국 밀레니얼 세대는 꼭 필요한 소비가 아니면 주머니를 닫고 있다. 당장은 경기 과열의 ‘안전핀’이 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소비는 미국 내 경제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부분이다.

야데니 리서치의 창립자인 에드워드 야데니는 CNBC 인터뷰에서 “우리는 (필요한 몇 가지에만 집중하는) 미니멀리스트가 된 밀레니엄 세대가 있다”며 “많은 젊은이가 집이나 자동차를 사는 대신 도시에 머물면서 집세를 내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에서 미니멀리스트가 늘어나는 추세와도 맞물려 나타나고 있다.

현 상황에서는 미국 경제가 과열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낙관적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야데니는 “여전히 소비가 경제 성장을 이끄는 구조이지만 과거와 같이 폭발적인 물가상승과 금리인상을 초래하는 방식은 아니다”라며 “전반적으로 이런 경제 환경은 주식에도 유리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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