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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석희 ”안희정 무죄 판결, 정해진 결론”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손석희 JTBC 앵커가 ‘뉴스룹’ 앵커브리핑 코너를 통해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혐의 1심 무죄 선고에 대해 언급했다.

손 앵커는 14일 방송된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 코너에서 서양 최초의 여성 직업 화가였던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와 미국 역사상 두 번째 여성 대법관인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를 인용해 이날 안 전 지사의 무죄 판결을 비판했다.

손 앵커는 “그 시절 유럽에서의 예술은 남성의 전유물이었다. 여성이 여성의 몸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조차 금기시됐다. 그러나 젠틸레스키의 작품은 금기를 넘어선 거침없는 표현으로 충만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손 앵커는 “그에게는 지우고 싶은 시간이 존재했다. 어린 시절 미술선생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피해사실을 법정에 알렸지만 세상은 오히려 그를 비웃었다. 비난은 쏟아졌고 진실을 증명하기 위해서 손가락 고문과 산파의 검증까지 거쳐야 했다. 이후 그가 택한 방식은 붓을 통한 조용한 항거. 자화상을 통해서 세상에 맞서는 강인한 여성의 모습을 형상화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손 앵커는 “오늘 내려진 법원의 1심 판결은 오늘의 세상에 커다란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평가하며 ‘위력으로 존재감을 과시해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억압했다고 보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판결문의 한 부분을 언급하고 “법원은 각각의 진술과 증거를 법의 잣대로 들여다본 뒤 ‘설사 피해 정황이 있다 하더라도 지금의 법체계 하에서는 성폭력으로 규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렇게 본다면 이번 법정 다툼은 결론이 정해져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 앵커는 또 미국의 여성 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의 말을 인용했다. “긴즈버그의 말은 법이 누구의 관점을 기준으로 만들어졌는가 고민하게 만든다”며 “긴즈버그는 ‘대법관 9명 중 여성은 몇 명 필요하냐’는 질문에 ‘9명 전원’이라고 말했다. 이제야 자신의 목소리를 내게 된 세상의 절반(여성)을 숨죽이게 해선 안 된다”고 1심 판결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손 앵커는 그러면서 “젠틀리스키는 ‘당신은 시저의 용기를 가진 한 여자의 영혼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는 누군가에게는 투사였을 것이나 누군가에게는 시대의 질서를 뒤흔든 논란의 인물이었을 것이다”면서 “긴 시간이 지나 그가 남긴 자화상을 보며 그때와 똑같은 고민에 우리가 빠진 건 아닌가”라고 앵커브리핑을 마무리했다.

앞서 이날 오전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조병구)는 피감독자 간음·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의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안 전 지사는 자신의 수행비서이기도 했던 김씨를 상대로 지난해 7월 29일부터 올해 2월 25일까지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 강제추행 5회를 저지른 혐의로 지난 4월 불구속기소 됐다.

이보다 앞서 전 충남도 정무비서 김지은씨는 지난 3월 5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안 전 지사로부터 지속적인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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