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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꾸라진 BAT…무역분쟁ㆍ구글 등장에 中펀드도 기우뚱
[자료=코스콤]

-바이두ㆍ알리바바ㆍ텐센트, 6월 고점 대비 20% 하락
-中 기술주에 집중한 펀드서 자금 유출 지속
-구글 中 진출시 ‘만리방화벽’ 완화 가능성…장기 성장성 우려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큰 변동성을 나타내면서도 상승세를 유지해 왔던 중국 대형 기술주(株)가 크게 휘청이고 있다. 이른바 ‘BAT(바이두ㆍ알리바바ㆍ텐센트)’로 불리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들 기업의 주가는 무역분쟁과 위안화 절하라는 악재를 못 이기고, 두 달 전과 비교해 20% 이상 하락 폭을 기록 중이다. 중국 펀드가 연초 이후 10% 넘게 손실을 안기고 있는 가운데서도 이들 기술주를 담은 펀드들만큼은 꿋꿋한 모습을 보였으나, 구글이 중국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돌자 버텨왔던 투자자들도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9일 코스콤에 따르면 중국 최대 검색엔진 기업인 바이두의 주가는 최근 한 달 만에 11.8% 하락했다. 지난달 17일까지만 해도 바이두 주가는 연초 대비 10% 이상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지만, 이후 약 3주간 주가가 상승한 날은 나흘뿐이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나 세계 1위 게임업체 텐센트의 주가도 힘을 못쓰기는 마찬가지다. 각각 한 달 전과 비교해 각각 7.7%, 5.8% 하락했다. ‘BAT’으로 묶여 불리며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등 미국 기술주 그룹과 어깨를 나란히 하던 이들 주가가 동시에 휘청이고 있는 것이다.

중국 대형 기술주의 약세에는 미ㆍ중 무역분쟁이 큰 영향을 미쳤다.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에서 위안화 가치를 떨어트린 것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이다. BAT 기업 모두 수익의 대부분이 중국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하락할수록 매출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텐센트는 각종 게임의 인기가 정점을 찍고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텐센트의 2분기 전년 대비 이익 증가율은 5.1%로, 2012년 이후 가장 낮을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크레디트스위스, 모건스탠리를 비롯해 최소 11개 투자은행(IB)이 이달 텐센트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하락세가 가장 가팔랐던 바이두의 경우 구글이 공산당의 검열을 받아들이고 중국 진출을 다시 시도한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쳤다.


이들 주식을 담은 펀드 상품에서도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초 기준 전체 자산의 약 20%를 BAT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KTB글로벌4차산업1등주 펀드에서는 지난 3개월 유출된 자금이 255억원에 달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비중이 18%에 달하는 미래에셋차이나디스커버리펀드에서도 최근 한 달 50억원의 자금이 유출됐고, 이달에도 환매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미ㆍ중 무역갈등 과정에서 중국의 인터넷 통제망인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이 완화될 가능성에 유의하는 모습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인터넷 공룡 기업들의 주가는 대부분 중국 정부가 만리방화벽을 회피하기 위한 가상시설망(VPN)을 차단한 2015년 이후 급등했고, 반대로 트럼프의 지식재산권 공격이 본격화한 이후 매우 부진하다”며 “구글을 시작으로 중국 만리방화벽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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