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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암물질 고혈압약’ 전문가 의견은…“일단 신중” vs “적극 신경”
국내 고혈압약 중 발암물질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가 포함된 또 다른 제품이 확인되면서 발암 가능성에 대한 환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약국에서 환자들과 보호자들이 약을 사고 있다. [연합뉴스]

-10만명당 8명에 암 발생 가능성에 다양한 의견들
-식약처 중간조사 결과 “1만1800명 중 1명 발암 가능”
-발암 위험 수준인가에 대해서는 전문가 해석 엇갈려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발암 가능 물질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들어간 발사르탄을 원료 의약품으로 쓴 것으로 확인된 고혈압약 59개(22개사)가 추가로 판매 중지됐다. 지난 6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같은 조치를 발표하면서 발사르탄에 함유된 NDMA가 환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중간 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최고 용량(320㎎) 발사르탄 제품을 3년간 복용하면 1만1800명 중 1명이 자연 발생적으로 암에 걸릴 수 있다고 식약처는 추정했다. 이에 ‘발암물질 고혈압약’을 복용하면 암에 걸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고혈압 환자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통계일 뿐이므로 발암 가능성을 신중하게 봐야 한다“는 시각이 다수였다. 하지만 중간 조사 결과에 대해 ”유의미한 수치로 신경써야 한다”는 해석도 나왔다.

7일 복수의 관련 전문의에 따르면 식약처의 중간 조사 결과에 대한 발암 위험성에 대한 해석은 대체적으로 신중했다. 발암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봐야 한다”와 “전혀 없다고 할 수 없다”, 크게 둘로 나뉘어졌다.

박은영 국립암센터 발암원관리사업과장(예방의학과 전문의)은 “식약처는 ‘1만1800명 중 1명은 발암물질 고혈압약 때문에 암에 걸릴 수 있다’고 발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암에 걸린다’가 아니고 ‘암에 걸릴 수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 말 그대로 통계일 뿐이므로 신중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NDMA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1’군이 아닌 ‘2A’(인간에게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 있는 물질) 군으로 분류한 물질”이라며 “IARC의 결과는 인간이 아닌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해 나온 것이라서 섣불리 ‘암에 걸린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발암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봐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 6일 식약처의 관련 브리핑에 참석한 김헌 충북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보통 한국 사람은 죽을 때까지 34% 정도인 100명 중 34명이 한 번 이상 암에 걸리는 것으로 보고된다”며 “여기에 (문제가 된 의약품을)최고 용량으로 3년 동안 복용했을 때 약 1만명 중 1명이 추가로 안 걸려도 될 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역시 중간 조사 결과를 신중하게 봐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발암 가능성에 대해서 보다 적극적으로 신경 써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수영 을지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현대 의학에서는 70㎏ 성인 기준 10만명당 1명이 암이 발생했을 때로 발암 위험성이 있다고 간주한다”며 “식약처의 발표를 보면 10만명당 8명가량이므로 꽤 높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문제가 된 원료 의약품을 넣은 약은 퇴출 대상으로 지정해도 무방하다”고 했다.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가 권고하고 있는 가이드라인(ICH M7)을 보면 10만명 중 1명이 추가적으로 암이 발생할 때까지를 무시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본다. 이 범위를 뛰어넘은 수치라는 것이다. 식약처도 이번에 NDMA 기준(0.3ppm)을 설정하면서 ICH M7을 참고했다.

관련 전문의들은 해당 약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라면 빨리 교환할 것을 권했다. 박 과장은 “대체할 수 있는 의약품이 있다면 환자가 선택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교수도 “자신의 약이 문제가 된 약임을 모르는 고령 환자가 많을 것”이라며 “빨리 알려서 안전한 약으로 교환하게 하는 것이 옳다”고 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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