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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한 실용’ 2018 바캉스 풍속도 “폭염에 개고생 않겠다”
짠물 대신 민물, 투어형 대신 체류형
호캉스-도캉스-맡캉스-홈캉스
동선 줄이고 산천-명소 구경 대신 먹방
가성비 높이기 공짜물놀이-제휴할인탐색
인기 여행지 보다는 나만의 소도시 여행
미스트 휴대선풍기, 방수 파우치 필수

[헤럴드경제=함영훈 선임기자] 짠물 대신 민물, 호캉스ㆍ도캉스ㆍ맡캉스ㆍ홈캉스, 투어형 보다 체류형, 붐비는 인기 여행지 보다 나만의 한적한 소도시, 구경 대신 먹방….

태풍 ‘종다리’도 막지못한 한국의 폭염은 국민들의 바캉스를 철저한 실용형으로 바꾸었다. 여름휴가 최성수기를 맞아, 여행을 떠나는 국민들의 표정엔 ‘좋다고 떠난 여행 고생길로 바꾸지는 않겠다’는 의지가 역력하다.

가성비에서 불편함의 최소화를 도모하는 2018 여름 바캉스 풍속도는 한마디로 ‘극(極) 실용주의’이다.

올들어 땡볕 해변보다 계곡 선호도가 높아졌다.

▶짠물 대신 민물= 최성수기 폭염을 피해 바캉스여행 시점이 분산된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것은 바닷가 일광욕이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직사광선을 피하고, 샤워와 환복 등 번거로움을 없애는 데에는 바다 보다 계곡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한국교통연구원의 최근 휴가지 선호도 조사에서 남해-서해는 줄었어도 동해는 늘었지만, 실제 강원도 동해안 조차 지난 6일부터 27일까지 286만9022명이 찾아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해안 인기 해변여행지인 남해군 해수욕장들은 작년보다 19%, 동해 남부지역인 울주군 진하해수욕장은 52% 줄었다.

교통연구원이 이달 중하순 국민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여름에 비해 남해안권, 서해안권, 제주권, 호남내륙권 선호도는 낮아진 데 비해, 동해안권, 강원내륙권, 영남내륙권, 충청내륙권은 다소 높아졌다. 바다 보다는 계곡, 호수를 더 선호한다는 것이다.

▶여행시기 분산…타의로 성수기 선택 60%= 최성수기에 여행을 가지 않으려는 의지는 높아졌지만, 극성수기에 맞춰진 ‘회사의 권장 휴가시기’(45.5%), ‘자녀의 학원 방학’(23.6%) 등 10명중 6명 가량이 울며겨자먹기로 7말8초에 내몰린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반강제적 성수기 일제 휴가 관행은 개선되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그럼에도 7월말-8월초를 피해 여행을 가는 사람들은 늘었다. 다음소프트가 최근 3년간 SNS 빅데이터 ‘휴가’ 관련 키워드 분석해 7월 초에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여름휴가’는 2016년에 비해 7% 줄었지만, ‘휴가’는 20%가량 늘었다. 꼭 성수기에만 휴가에 관심을 기울이지는 않음을 방증한다. 올해 이같은 경향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유난히도 더욱 2018년 호캉스 등 체류형 바캉스 인기가 커졌다.
여름 속 겨울, 한 수도권 테마파크 기업의 스노우파크

▶다니지 말고 머무르자= 바캉스 관심키워드로는 물놀이, 맛집, 해외, 휴식, 캠핑, 힐링 순으로 나타났다. 투어형이 아닌 휴식형-체류형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키워드 ‘톱10’ 속에 도심과 호캉스가 각각 8.9에 오른데 비해 관광, 명소, 구경 등은 상위권에 오르지 못했다.

리조트나 테마파크에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며 두문불출하는 경우도 늘었다. 워터파크 대세속에 해발 1100m 고원 워터파크, 여름에 겨울맛을 보는 스노우파크 등 차별화 전략도 눈에 띄었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의 지난 20일 분석 결과도 비슷하다. 정보원은 데이터 분석 결과, 최근 여름휴가철 여행트렌드는 ‘힐링’이며 그 의미는 ‘편안한 휴식과 자연 감상’에서 ‘편안한 휴식과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형태로 변화됐다고 설명했다.

▶실용의 핵심 가성비 추구= 가성비는 국민 대다수에게 여름휴가의 최고 덕목이다. 강원, 영호남에 비해 해수욕, 계곡이 상대적으로 적은 경기, 충청 지방에는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공짜 물놀이장이 많다. 이곳은 무료인 대신 사람은 많다.

남양주 화도푸른물센터 물놀이장, 동두천 소요산어린이공원 물놀이장, 영인산자연휴양림 물놀이터, 아산 훼미리랜드 충무풀장, 예산 봉수산 자연휴양림 어린이 물놀이장, 공주 곰나루 어린이 수영장, 홍성 내포신도시 무료 물놀이장, 서산 종합운동장 야외 물놀이장은 입소문을 타고 대기업 워터파크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카드사 할인경쟁이 즐겁다= 카드사의 제휴 바캉스 시설 할인 경쟁에 가성비족들이 신났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캐리비안베이 입장권을 최대 50% 할인해줬고, 국민카드는 오션월드 주중 입장권을 본인 포함해 4명까지 30% 깎아주는 제휴를 맺었다. 삼성, 롯데, 하나카드는 강원도 블루캐니언 할인혜택을 준다.

현대카드는 미국 뉴욕의 현대미술관(MOMA), 영국 런던 테이트 모던 등 입장권을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국민카드-익스피디아는 익스피디아 국민카드 전용 페이지에서 호텔을 예약하면 최대 15%를 깎아준다.

롯데카드는 호캉스 할인에 나서, 플래티넘 등급 이상 회원을 대상으로 전국 롯데호텔과 시티호텔 및 L7호텔 객실을 30% 깎아 준다. 삼성카드는 프리미엄이나 플래티넘 회원에게 전국 16개 특급호텔 패키지를 특가서비스했다.

▶다녀도 쾌적하게 2018 필수 아이템= 에어컨 잘 나오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휴가를 보내는 ‘도캉스’, 종합유통가, 멀티플렉스, 대형마트에서 다양한 볼거리를 즐기고 쇼핑을 하는 ‘맡캉스’, 심지어 집에서 샤워와 휴식, 가벼운 근린공원 산책을 번갈아 하며 그간의 피로를 푸는 ‘홈캉스’족도 늘었다.

휴가길이 무더위 등으로 고생길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소형 휴대선풍기에서 한 단계 진화한 미스트 물안개 선풍기, 물놀이 후 환복이 쉽도록 휴대하는 방수 파우치, 휴대폰 수중 촬영 커버가 새로운 실용바캉스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사람 붐비는 곳 보다는 한적한 소도시 해외여행도 늘었다.

▶붐비지 않는 소도시 선호= 해외여행의 경우도 사람이 많은 방콕보다는 크라비, 도쿄보다는 요나고, 호치민 보다 인근 나트랑의 예약 증가율이 월등하게 나타나는 등 많이 알려지지 않은 소도시를 선호하는 경향도 두드러졌다.

최근 한국인들 사이에 파리, 로마 예약증가율 보다 오슬로, 자그레브, 류블랴나의 인기가 높은 점은 새로운 곳, 흔치 않은 곳을 선호하는 경향을 반영한다.

인터파크투어의 박선미 매니저는 “국내는 강원도 호캉스 예약증가률은 105%에 달하고, 인피니티 풀을 갖춘 리조트와 호텔도 인기가 많았다. 해외는 근거리 자유여행이 대세를 보이는 가운데, 유럽은 노르웨이, 포르투갈, 동유럽 등 덜 알려진 지역의 전년대비 예약률이 급등했다”면서 “이는 쾌적하게 원스톱으로 물놀이를 즐기고 휴식하는 체류형 여행을 선호하고 붐비지 않는 곳에 가려는 경향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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