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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립 로스 소설-에세이 ‘진실’에 더 가까운 장르는…
지난 5월22일 타계한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필립 로스는 자신의 얘기를 소설로 끌어들이길 즐겼다. 그럼에도 숨김없는 자신의 사생활을 허구의 형식이 아닌 산문으로 쓴 건 자전적 에세이 ‘사실들’이 유일하다. 그는 소설이 아닌 형식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게 꽤나 어색했던지 소설 속 주인공 주커먼을 내세워 그에게 한번 읽어보고 의견을 달라는 식으로 얘기를 시작한다.

로스의 이 이탈적 글쓰기는 1987년 수술 부작용으로 신경쇠약증에 걸리자 새내기 시절의 열정을 떠올리며, 자신을 일으켜세우려는 시도로 기획됐다.

더 결정적으로는 어머니를 잃은 슬픔과 남겨진 연로한 아버지에게 다가가는 치유의 방식이었다고 작가는 털어놨다.

40년간 집에서 멀리 떨어져 살다 돌아와 이젠 다정한 아들이 되고자 하지만 이미 기력이 쇠진한 아버지를 대하며 작가는 먼 기억들을 하나하나 소환해 낸다.

1944년 열한 살 소년은 복막염 수술로 아버지를 잃을 뻔한 일을 겪으면서 아버지의 존재, 자리를 더듬어보게 된다. 가난하지만 정겨웠던 유대인마을에서의 생활, 위퀘이크 고등학교가 풋볼 게임에서 이기자 라이벌 팬들로부터 습격을 당한 사건, 해방구였던 버크넬 대학에서의 자유분방한 삶 등 사적인 사건과 내밀한 이야기들을 지독히 자세하게 털어놓았다. 그의 고백은 첫 책인 ‘굿바이, 굿바이 콜럼버스’로 전미도서상을 수상하고 ‘포르노이의 불평’으로 세계적인 작가가 되기 직전까지 이어지는데, 두 작품 사이에 첫번째 아내와의 불행한 결혼생활을 낱낱이 담았다.
 
이윤미 기자/me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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