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압수수색으로 녹음 확보
녹음자, 변호사 코언…등 돌리나
[헤럴드경제]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모델 활동을 한 여성과의 성관계 사실이 드러나는 걸 막기 위해 자신의 오랜 변호사와 돈 지급에 관해 의논한 내용이 담긴 녹음 테이프를 미 연방수사국(FBI)이 확보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녹음은 이 변호사가 한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이 추문으로 변호사가 단독으로 한 일이라고 주장해왔다. 녹음 내용이 사실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이 성 추문 무마에 관여한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핵심 증거를 몰래 녹음한 사람이 변호사라는 점에서 그의 추가 폭로 가능성을 점치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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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인 캐런 맥두걸 [출처=연합뉴스, 게티이미지코리아] |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9월, 모델 캐런 맥두걸과의 성 추문을 막기 위한 돈 지급 문제를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과 논의했으며, 코언은 이 대화를 은밀하게 녹음했다. 녹음 테이프는 FBI가 올해 초 코언 변호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할 때 확보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맥두걸은 2006년부터 10개월간 트럼프 대통령과 성관계를 맺는 등 연인 관계를 유지했다고 주장해 온 인물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자 2016년 8월 연예잡지 ‘내셔널 인콰이어러’의 모기업인 ‘아메리칸 미디어(AMI)’로부터 15만 달러를 받고 이 이야기에 대한 독점 보도권을 넘겼다.
그러나 이 매체는 독점권을 확보했지만 보도하진 않았다. 이 때문에 AMI가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문이 확산하는 걸 막으려고 입막음을 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AMI의 최고경영자 데이비드 페커는 트럼프 대통령과 친구 사이라는 점에서다.
맥두걸은 지난 3월 “AMI과의 비밀유지 합의는 무효”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합의로 마무리됐다.
맥두걸은 당시 소장에서 AMI과 계약하는 과정에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이 부적절하게 개입했다고도 주장했는데, 이 녹음이 바로 AMI과 맥두걸의 계약 과정에 코언과 트럼프 대통령이 개입했다는 정황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여러모로 트럼프 대통령을 궁지로 몰아넣을 가능성이 있다.
우선 이 녹음의 존재는 10여년 전 트럼프 대통령과 성관계를 맺었다는 맥두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AMI와 페커가 맥두걸로부터 독점 보도권을 사들인 것은, 대선 전 이 이야기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함으로써 트럼프 캠프를 도와주려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AMI가 맥두걸과 계약을 맺기 전 트럼프 대통령이나 코언과 협의했다면, 명백히 위법사항이 된다. 외부 유출을 걱정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15만 달러를 주고 독점 보도권을 사들인 것은 일종의 ‘현물 기부’로 간주할 수 있으며, 이를 연방선거위원회(FEC)에 보고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코언이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등을 돌리고 검찰 수사에 전격 협조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 파트너였고 법률ㆍ정치고문 역할을 해온 코언이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검은 비밀’을 폭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맥두걸과 별개로 ‘스토미 대니얼스’라는 예명의 전직 포르노 배우 스테파니 클리포드도 트럼프 대통령과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코언은 2016년 대선 직전 클리포드에게 입막음용으로 13만 달러를 전달했다고 인정했으며, 이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없이 자신이 지급한 ‘개인 간 거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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