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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상공인 애써 외면하는 與지도부
연합회 측 “洪 원내대표에 최저임금관련 면담요청에도 패싱”
野 만나자니 미운털 우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소상공인의 수차례 간청에도 최저임금 관련 면담을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개석상에서는 소상공인의 애로사항을 철저히 청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와중이다.

한 소상공인연합회 핵심 관계자는 20일 통화에서 “6월부터 4차례가량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최저임금과 관련 면담을 요청했지만, 별다른 답이 없다”며 “결국 아무런 확답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홍 원내대표는 앞서 “(최저임금이) 영세자영업자, 소상공인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소상공인들은 현장의 목소리를 전할 수가 없었다. 이 관계자는 “처음엔 원 구성 협의가 진행 중이라 바쁘다고 했다”며 “그래서 홍 원내대표 일정을 살펴봤는데, 다른 행사들은 진행하시더라. 노총 같은 단체들은 잘만 만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달 국회에서 한국노총과 정책협의체 고위협의회를 가졌다. 을(乙)을 위한다고 했지만, 을도 을 나름인 셈이다.

심지어 원 구성이 마무리된 이후에도 답은 없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이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 국민운동본부 출범식에 찾아가 홍 원내대표에게 최저임금 관련 직접적 해법을 위한 면담 자리를 잡아달라고 했으나, ‘알겠다’고만 하고는 기약 없이 미국으로 떠났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소상공인들은 여당 지도부에 직접적인 비판을 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입법 결정권을 쥔 여당이 “무섭기 때문”이다. 국정 운영을 주도하는 민주당이 임대차보호법 등을 혹시라도 내쳐버릴까라는 우려다. 관계자는 “민생법안이 잘못될까 두려웠다”고 토로했다.

결국 연합회는 방향을 틀어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과의 면담을 추진 중인 상태다. 그러나 김 의장도 소극적 반응을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연합회 측은 “세 번 요청했으나, 조율 중이란 답변만 들어오는 상태”라며 “이번엔 공문을 보내고 있다. 증거를 남겨두고 싶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을 위한다고 했지만, 뒤에선 직접적 대면을 피하는 셈이다. 연합회 측이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에 따른 직접적 해법을 요구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여당이 임대료 정상화 등으로 ‘돌보고 있다’는 명분을 세우고 책임을 회피한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임대료는 평균적으로 내려갔는데, 왜 그걸 해법이라고 말하느냐”고 하소연했다.

여당과 만날 수 없자 그 자리를 비집고 들어온 쪽은 야권이었다. 그러나 소상공인 측은 야권과 만나면 여당에 미움을 살까 두려운 상태다. 최 회장은 “야권은 대표급부터 시작해 전부 만나자고 아우성이다”며 “도와준다 해도 안 만났다. 여당을 패싱하고 야당을 만나면 관련 법안통과에 문제가 생길까 봐…(만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홍 원내대표 측은 이와 관련 “네번이나 했는지는 몰랐지만, 요청이 왔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며 “그러나 원 구성 협상이며 미국 출장이며 또 의장 선출까지 일정이 많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안 그래도 한번 만나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거절한 게 아니라 일정 때문이다. 이른 시일 내로 만남을 성사시키겠다”고 약속했다.

홍태화 기자/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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