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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폰으로 “호출”하면 車가 내 앞으로…
ETRI 연구진이 스마트폰을 통해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차를 호출하고 있다. [제공=ETRI]
ETRI, 음성인식 자율주행 기술 개발
中企 전기차에 인공지능 SW 접목
100와트 이하 전력으로 구동 ‘획기적’
정밀 ‘맵’ 기반 운행…오차범위 10cm


# 지난 12일 대전 유성구 소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1연구동 앞 주자장.

이곳에서 한 연구자가 3연구동에 주차돼 있는 자율주행차를 모바일 연동 음성인식에 의해 “ETRI 카 호출”이라고 불렀다. 1연구동 앞으로 다가온 차량은 연구진을 차량에 태웠다. 연구자가 “ETRI 카 출발”이라고 하자 목적지인 3연구동 앞으로 차량이 출발했다. 주행하면서 갑자기 끼어든 차량 장애물을 피하고 교차로에서 임시 설치해 둔 신호등을 인식, 정지했으며 횡단보도를 지나는 보행자를 보고 정지하기도 했다.

국내 연구진이 중소기업이 만든 전기차를 활용, 스마트폰을 통해 운전자 없는 자동차를 부르고 탑승해 자율주행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국내 전기차 생산기업 아이티엔지니어링과 함께 모바일로 호출, 차량탑승이 가능한 레벨 3~4 수준의 자율주행차 핵심기술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ETRI 연구진은 국내 순수 전기차를 제조하는 중소기업 제품에 저가의 영상센서와 라이다 센서를 장착하고, 연구진이 개발한 자율주행 인공지능 SW를 탑재해 시연에 성공했다.

앞서 연구진은 2013년 스마트폰으로 자동차를 주차시키고, 또 주차된 자동차를 운전자가 내렸던 위치까지 정확하게 이동시키는 무인발렛주차 기술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이번에 개발에 성공한 핵심기술은 자율주행차가 도로주변 환경을 인식하는데 도움을 주는 정밀지도(맵)를 자동으로 만들고 갱신하는 기술이다.

최정단 ETRI 자율주행시스템연구그룹장은 “자율주행차가 센서정보와 정밀지도를 기반으로 주변 도로상황 인식을 통해 운행되며, 인식된 결과를 사용해 정밀하게 지도를 갱신하는 기술”이라며 “오차범위 또한 10cm 이내로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전력이 부족한 소형 전기차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실현하기 위해 차량 제어 및 상황 판단 알고리즘은 물론 차량의 위치, 신호등, 장애물, 보행자, 차종인식 등 자율주행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SW를 최적화시켰다.

기존 자율주행차는 수 많은 센서 정보 및 자율주행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동시에 구동하기 위해 수백 와트(W) 이상의 전력이 요구돼 왔다. 때문에 대형세단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중심으로 개발이 진행돼 왔는데, ETRI 연구진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합, SW최적화를 통해 100와트(W) 이하의 전력으로도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구동하는데 성공했다.

이 기술은 경쟁 개발자들과 비교했을 때 자율주행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SW기술의 우월성이 부각된다. 출발지와 목적지를 스마트폰에 입력 후, 스마트폰 음성인식 앱을 통해 자율주행차를 부르면 호출자의 위치로 다가온 뒤 목적지로 출발하게 해준다. 


최 그룹장은 “호출자가 모바일을 통해 차량 내 탑승자가 없는 빈 차를 불러 자율주행하는 사례는 그동안 없었다”면서 “정밀 맵 기반 자율주행이야 말로 실체가 있는 서비스 사례로 상용 자율주행차로 다가가는 핵심기술”이라고 말했다.

이번 자율주행차 시연성공은 국내 중소기업이 생산한 전기자동차에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SW를 이용해 실현됐다는데 의미가 크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자율주행 인공지능 데이터를 처리하는 전용보드가 화두지만 아직까지 전력소모량이 크고 발열이 심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실제 이번 시연을 위해 차량에 카메라 센서 2개, 라이다 센서 1대를 장착했으며, 인식, 판단 및 제어 SW 구동을 위해 소형 PC 1대, 일반 PC 1대를 사용했다.

연구진은 현재 딥 러닝 기술을 적용한 자율주행 기술의 고도화를 위해 알고리즘의 성능향상 및 안정화, 최적화 작업을 계속 연구 중이다. 향후 카메라, 라이다 센서 등에서 취득한 도로의 특징과 실시간 교통 정보 등 그 동안의 연구과정을 통해 수집한 빅데이터를 무인자율주행 관련 연구를 하는 대학과 기업 등에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TRI 연구진은 자율주행차를 위한 인공지능 기술을 노트북 정도의 사양에서 구현되도록 최적화함으로써, 향후 국산 소형 전기차에서 자율주행이라는 고기능 서비스가 가능토록 구현했다.

최 그룹장은 “자율주행차 운행을 위해서는 그동안 세계 유수의 전용보드가 필요했는데, 보드 없이 국내 SW기술로 시연 성공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면서 “이로써 자율주행기술은 차량이 단순 이동수단이 아닌 이동 중 가치를 재생산하는 새로운 융합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김석주 아이티엔지니어링 대표도 “연구진의 도움으로 전기자동차 대량생산 체계에 단비가 되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기술 확보와 시장경쟁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구본혁 기자/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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