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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대통령이 러와 한패”…美언론·정가 부글부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공을 넘겼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에겐 ‘폭탄’이 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나 정상회담을 한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오는 2026년 미국ㆍ캐나다ㆍ멕시코 공동 월드컵 성공 개최 덕담과 함께 러시아 월드컵 공인구를 선물받았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두 정상은 우의를 다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대선 개입 문제에 대해 푸틴 대통령의 입장을 지지하는 발언으로 미국 언론과 정가의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2016년 미 대선개입 의혹을 거듭 부정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감싸면서 미 언론과 정가는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가 대선에 개입했다는 결론을 내린 미 정보당국과 ‘대선 미개입’을 주장하는 푸틴 대통령 중 누구를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한 것이 기름을 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더 밝은 미래를 만들려면 과거에만 집중할 수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불길은 쉽게 잡히지 않는 분위기다. NYT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에 대해 “대통령이 해외에서 지켜야 하는 행동규범을 파괴했다”며 “미국을 위협하는 국가로부터 조국의 이해를 지키기 보다 자신의 국민들과 기관을 공격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기자회견이 “외교 정책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조롱섞인 표현도 했다. 보수성향 인터넷매체 ‘드러지 리포트’는 “푸틴 대통령이 헬싱키에서 군림했다”고 보도했다. 최고 통치권자가 자국 정보요원보다 오히려 상대 국가의 반박을 옹호했다는 것에 대한 비판이다. 미 언론들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믿음 근거가 푸틴 대통령의 ‘강력부인’이라는 게 믿을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그간 미·러의 관계를 고려하면 절대 나올 수 없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미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미 대선을 흔들면서 우크라이나 침공·크림반도 병합, 영국 내 이중스파이 독살사건 등과 관련 있는 러시아 지도자 옆에서 이런 행동을 벌였다”고 꼬집었다.

의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국가안보에 해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공격하고, 미국의 전통적 우방인 유럽연합(EU)을 ‘적’(敵)으로 첫손에 꼽은 직후 발생한 것이기 때문이다.

리처드 버 상원 정보위원장(공화·노스캐롤라이나)은 성명에서 “푸틴 대통령은 우리의 친구가 아니다. 그 정권의 행동들이 이를 입증한다”며 “우리와 우리의 동맹들에 대한 러시아의 적대적 행위들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친(親) 트럼프계 인사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사우스 캐롤라이나)도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개입에 대한 러시아의 책임을 보다 단호하게 묻고 앞으로 선거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강한 경고를 날릴 기회를 잃어버렸다”고 비판했다.

CNN은 “공화당의 관점에서 볼 때 최근 미국과 러시아의 대등한 관계는 불가능한 것”이라며 “공화당은 지난 40년간 러시아를 위험한 적으로 묘사해왔다 ”고 설명했다. 야당인 민주당은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약점’을 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 청문회 추진 카드까지 꺼내 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양영경 기자/y2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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